늘 하던 대로, 워크샵 계획이 확정된 직후부터 준비를 시작하려고 치유일기를 쓰며 기도했을 때 "준비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느꼈다.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아서 그래도 어떤 준비를..하며 거듭 질문하자 "고름덩어리 같은 생각"이라고 야단맞았다. 오늘 그 이유를 선명히 알았다. 마지막 퍼즐 - 절망의 감각foggy despair이었다. 내가 절반쯤 이방인임을 인정했다. 40년 넘게 한국에서 살았고 외지에서 지내는 14년 동안에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었으므로, 한국과 한국인을 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지난 열흘동안 깨달았다. 지금 이 곳에 만연해 있는 절망의 감각을. 작년과 또 다르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해에는 창문도 열리지 않는 시설에서 일회성 생존게임을 한 느낌이었다면, 올해는 격리되어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