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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천천히 걸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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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로의 치유와 성장 337

충일감, 오래 전 내 모습

잊고 있던 예전 감각들이 되살아 나고 있다. 예술과 지성이 무르익을 때의 아름다움, 그것이 끌어올리는 숭고미.성인기의 나를 살아 숨쉬게 했던 원동력. 치유 하면서 의도적으로 내려놓았던 것들이다.저기에 필사적으로 매달림으로써 자아를 구축했으나, 거기에 경도되어 삶의 발란스를 잃었다는 통렬한 자성 때문이었다. 이제 와 새삼, 아~ 내가 이런 것들로 행복했었지...!가슴을 울리며 눈물이 울컥 하는 순간들, 거기서 번져가는 충만감,내가 좋아하는 의미와 가치에 대한 직관적 일체감. 지금 이 감각이 돌아오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본다. 현재의 역할[치유가]에 필요한 내적 자질이나 기술이 어느 정도 함양되었다는 여유.익숙하지 않던 페르소나를 억지로 갈고 닦던 시기도 마무리 되어간다는 뜻 같다. 더하여, 새로운 방향으로..

행복한 이유

어제는 몰라도, 몰라서 행복했다.내 일을 하며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만큼은 알지만, 그렇다고 충분히 알지 않기 때문에 매순간 자각하며 귀와 가슴으로 듣고 묻고 연결하고 배워야 한다. 그게 내가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원동력이다.모르는 게 불안이나 수치가 아니라 재미로 느껴진다. 지금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아서 행복하다.드러누워 오래 전 드라마를 보며 나의 과거에 있었음직 한 정서적 편린들을 복원하며 삶을 다시 조망한다. 그러고 나서 이런저런 일상으로 복귀한다.내 앞에 펼쳐진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면 된다. 행복은 이유가 아니다.정서적 태도다.존재 자체를 있는 그대로 허용하는.

내 삶이 매우 적절하다

좋고 나쁜 그 모든 것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다.환경과 조건, 그에 대한 나의 반응과 선택으로서. 지금의 나에 만족한다면 삶 자체가 괜찮은 것이고지금의 나에 불만족 하다면 삶 자체가 안 괜찮은 것이다. 그러니 삶 자체에 본질이 있다기보다, 지금의 내 관점에 무언가 핵심이 있겠다. 지금의 내 관점 안에 갈등과 분열이 해소된 상태라면 삶 전체와 화해한 것일 터.그 상태에서는 지나온 모든 것들이 나름의 의미를 갖고 자기 자리에 놓여 있다. 모든 것이 어울려 적절하다.좋고 나쁨을 넘어선 차원.

죽음의 유혹이라는 장막 뒤

일주일 전, 의식 상승 후 치유적 하강기에 경험하는 허무감, 죽음의 유혹에 대해 자각했다.당연히 이게 끝이 아니다. 지난 주말 아카데미 수업에서 카루나 레이키 마스터 동조를 4회 연속 했다.참여자들이 깊이있고 진지하게 치유하기 때문에 동조 중의 치유 증상이나 메시지도 심층을 향했다. 이 경험은 당연히 나의 심층도 건드린다.주말에 몸 상태가 여의치 않아 누워지냈다.감정도 끌려내려갔다. 인간으로서, 힐러로서 내 자신의 불완전성을 처절히 인정했다. 몸을 일으켜 치유 일기를 적으며 조언과 위로를 청했다."너의 울음에 내가 함께 할 것이며, 너는 완벽할 정도로 완벽하다"고 했다. 불완전과 더불어 완벽하다,는 뜻을 숙고했다.음식을 챙겨먹고 식습관을 되돌아보았다. 오늘 일정에 맞추어 몸이 돌아오는 걸 보니 치유 증상..

기억의 차이

한국 살 때 지내던 집을 다시 얻겠느냐는 제안이 왔다.서울 올 때 거주지 겸 업무 공간 삼으라는 것이다. 마음이 혹했다.결국 안 하기로 했지만 그 시절 그 공간이 준 위안을 돌아보며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제안해준 후배에게 마무리 인사를 하던 중 깜짝 놀랐다."난 언니가 이 집에서 맛있는 거 해주던 기억이 제일 난다"며, 잘 먹고 언니랑 놀려는 손님들이 많았다고 했다. 의외였다.내가 어떤 사람이었는가에 대해 누군가는 아주 다른 기억을 갖고 있구나. 특정 시기, 특정 상황이었겠지만 아무튼 한 사람에 대한 기억과 평가는 전혀 다를 수 있음을 새삼 실감했다. 그 집을 떠나던 시기의 트라우마 때문일까.사람의 기억이란 게 원래 이런 것일까. 영화 의 줄거리처럼, 누군가를 조망하려 할 때 타인들 뿐만 아니라 당사자..

브래드 피트, 조 블랙, 삶과 죽음

돈오점수의 싸이클은 평생 내내 지속될 것이며, 아마도 전 존재계의 성장 패턴일 것인데돈오-양자적 상승quantum jump 국면은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가볍고 훤해지는 시기이다. 이 때의 기쁨과 통찰력, 한 겹씩 열리는 미지의 베일이야말로 가슴 설레는 성장의 원동력이고바깥 세상의 그 무엇도 필요치 않으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높은 파동과 의식이 내 실존에 통합될 때, 내 안의 잔존물들이 끌려 올라와 정화를 위해 대기하는 수순이 필연적으로 기다리고 있다. 그 느낌은 당혹스러울 정도로 익숙하다.아무리 줄어들었어도 성분이 같기 때문이다.소금을 한 숟가락 입에 물고 있으나 몇 알이 굴러다니나 그 맛이 다르겠는가. 그 중 하나가 나에게는 삶의 덧없음이다.고통이라는 장막이 있을 때에는 오..

매사에 성찰

아침에 보험회사로부터 연락이 왔다.몇 달 전 내가 낸 사고에 대해 상대방이 변호사와 손잡고 손해배상을 최대한도까지 청구했다며, 너의 개인 자산에 대해서도 영향을 줄 수 있으니 변호사 선임을 고려하고 신속히 연락 달라는 내용이었다. 더러운 **한테 물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미국은 이런 소송으로 날이 새고 지는 나라고, 내 과실인데다, 이런 경험이 없으니 도무지 예측불가였다.일단 몇 가지 조치를 취한 다음에, 평소처럼 커피 마시러 갔다. 치유일기를 쓰면서 조언을 청하니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안전하게 처리가 될 것이고, 그 대신에 돈에 대한 너의 전반적인 관념을 더 세밀히 점검해보라, 삶의 방향성과 태도가 다 들어 있다"는 마음의 대화를 나눴다.잠깐 동안 빛의 명상을 했다. 오후 되어 보험사와 통화를..

나에게 선물한 하루

아침부터 기쁨이 터져나왔다.외부적으로 이유는 없으니 최근 이어진 내적 변화와 연관될 것이다. 이 순간의 의미를 치유일기에 적어두고, 앞으로 내 에너지와 힘을 어디에 집중하며 살 지에 관해서도 이성적인 계획을 내려놓아 보기로 했다. 이 하루를 모든 의미로부터 해방된 채 보내고 싶어서, 음악을 골라 틀어놓고 멀리 차를 몰았다.정말 오랫만에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었는데 하루종일 이츠하크 펄먼의 연주만 귀에 들어왔다. 정서적으로나 기교적으로 모든 것을 꽉꽉 채우는 스타일의 차이콥스키 곡들을 나는 감정의 심포니symphony of emotions라 부르고 싶다.그래서 연주자 자신이 센티멘탈 해지면 초장부터 과잉 신파조가 된다. 또한 이 곡은 높은 음에서 날아다니는 부분이 유독 많고, 바이올린이라는 악기 ..

치유와 영성을 뭣 하러 하나?

나는 마음 깊이 열망하던 모든 것을 다 누리고 있다. 절간보다 고요하고 사방에서 초록을 볼 수 있는 공간적 환경.돈으로는 얻어질 수 없었을 신성한 우연. 방향을 잘 잡은 끝없는 열망.나를 파괴하지 않는, 평화와 열정이 비례하여 커지는 노선. 풍부한 물질.티셔츠가 옷장에 나래비를 섰고, 바지와 신발은 10개가 넘고, 먹는 것에 서글프지 않게 내 몸과 취향에 맞는 것들을 골라 먹을 수 있다.중요한 할 일에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 존재의 깊은 연결감을 풍요롭게 누린다.동시에, 내가 원하는 인간 관계의 거리와 경계선을 뚜렷하게 유지할 수 있다.새로운 형태와 질감의 신뢰를 얻는다. 끊임없는 난제들.인간 에고의 더 깊은 곳을 탐색하며 풀어헤치고,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숙련을 할 수밖에 없다.내가 정..

장점, 단점의 역할

내 안에 오래도록 반복되던 갈등의 패턴, 그 잔재를 마주하고 숙고했다. 나의 장점과 단점은 구별되지 않는다.이것이 저것을 낳고, 저것이 이것을 낳는다. 허용할 능력이 없던 부모에게 양육된 자의 약점과 고통을 거쳐 한 생애동안 체화된 이해다.Self-acceptance의 기나긴 과정. 종일 계속되는 이해의 향연.신비롭고도 평범하다. 판이, 사람이 다시 새롭게 보이고 나는 갈 길을 정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