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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천천히 걸어보아요

함께 천천히 걸어보아요

헤일로의 치유와 성장 337

기쁨과 슬픔의 선물

치유적 영성을 통해 얻은 최고-최대의 성취는 자기 신뢰다. 생생한 경험, 지적 순례, 철학적 숙고를 아우르며 도달한 확신self-confidence이 내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뿌리를 내리는 중이라고 느껴진다. 물론 여전한 약점과 출렁임-흔들림을 포함한다. 그것이 나를 뒤흔들고 뒤집어 엎을 만 하지 않을 뿐이다. 이 힘을 자각하고 나서 불안한 슬픔이 솟아올랐다. 오늘 사막의 산에 가서 그 이유를 깨달았다. 내가 하는 일이 타인이나 세상에 도움 되고 기여하는가,라는 질문. 대체로는 그렇다고 믿고, 어떨 때는 알 수 없거나 심히 회의적이었다. 오늘은 선명히 알 수 있었다. 도움 안되거나 의미가 없다. 그렇게 인식하는 내 마음에 한 점 미혹이 없었다. 인간 에고를 보며 느끼는 만성적인 슬픔, 희망의 불씨를 ..

내가 있는 자리

타인에게 비춰지는 나는 꽤나 다채롭다. 내 귀에 달콤한 말들을 줄줄이 듣는 바로 그 시기에 또 형언하기 어려운 비참한 평가를 직간접적으로 접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아마 예나 지금이나 별 차이 없을 것이다. 달라진 것은 내 마음인데, 나에게 그런 면들이 다 있지 뭐, 누군가는 그 순간 그런 해석을 할 수도 있지 뭐, 생각하게 된다. 좋은 건 좋고 싫은 건 분명 싫지만, 상반된 감정의 높낮이가 고만고만 하다. 그래서 내 앞에 펼쳐지는 상황들이 크게 출렁이지 않고 잔잔바리로 흘러간다. 얼핏 보기에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안팎의 드라마로 불이 붙게 하는 원동력은 그 일에 갖다 퍼붓는 내 감정의 에너지다. 타인의 평가 혹은 상황 그 자체는 어디로 귀결될 지, 의미가 결정되지 않은 일종의 중립적인 상태, 게임의 ..

"요즘 세상에 아직도?"

워크샵을 진행하면서 짬짬이 외부 전문가들을 만나뵙고 있습니다. 치유/명상/영성이 주류 사회에 합류하는 무서운 속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네요. 10년이면 세상 판도가 명확히 바뀔 것 같고, 이미 지금도 되돌릴 수 없는 지점tipping point을 지난 것 같아요. 여러 가지가 명확해지네요. 1. 공동체 주요 사업 방향 1) 힐링 스쿨 (1단계) - 파격적인 시스템을 통해 사람들이 결집하는 시기 (2019~2020) - 공동체의 양적 확장을 늦추고 구성원들이 질적으로 깊은 숙련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판단과 집중 실행(2021~2022) 2) 에세네 프라임 (2단계) - 4바디 프로그램의 기획-개발-실행-관리 능력 심화 - 가능성 있는 힐러와 프로듀서를 발굴, 집중 훈련 3) 조합 사업과 개인 사업으로 분화 ..

고타마 정신

책 서문 읽다가 울기는 처음인 것 같다. 붓다께서 제자들에게 : "내 말을 믿지도 말고 의심도 하지 말라. 내가 하는 말에 관심이 있다면 생각해보고, 내 말이 사실인지 실참 수행으로 실험하고, 그래서 증명된 것만 확신하라." 두 수행승이 부처님께 "당신의 담마(법)는 참으로 훌륭하다"며 고귀한 산스크리트어로만 표현할 것을 제안했다. 부처님의 답변 : "그것은 절대로 안된다. 이 담마를 전하기 위해 어떤 지역의 어떤 마을에 가든지, 우선 그 마을 사람들이 쓰는 그들의 사투리를 먼저 배워라. 그리고 그 마을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이 담마를 전하라." - , 김사철, 황경환 지음 나는 예수님과 에세네 나자렛파의 활동, 그리고 예수 당대의 언어인 아람어로 된 고문헌에 대한 현대적인 연구를 접하며, 그..

정신-정서적 한계와 치유

요즘 나 자신에 대해 '어라? 쫌 제법이네' 하는 마음이 든다. 기쁨과 평온의 느낌이 꽤 지속되기 때문이다. 이 또한 상황과 인간 에고가 만드는 변덕스러운 국면이겠으나, 그래도 좋으니 좋다고 말한다. 실은 내 인생에서 귀중한 국면이다. 내가 치유를 시작한 계기는 삶의 몰락이었는데, 육체 건강의 한계와 사회적-재정적 자멸 외에도 심리적-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려 있었다.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면 아마 복잡한 진단이 나왔을 것이다. 원래 그런 소지가 다분했다. 성장기에 가정 환경의 모든 측면이 불안정했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심리적 태도나 관계의 기술이 특이할 정도로 부재했다. 누구도, 아무 것도 가르쳐주지 않은 것이다. 돈벌이를 시작한 10대 후반부터 40세 무렵까지 "진공관에서 꺼내놓은 사람 같다"는 평을 종종..

공자님 말씀^^

논어의 첫 구절은 배우고 때로 익히니 즐겁지 않으냐고 묻는다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공부라는 걸 어쩔 수 없이 하고 논어마저도 부담스런 사명감에 읽었던 나는 저 표현부터가 고까웠다. 당신과 후학들이 공자 왈, 맹자 왈 하는 바람에 이 지경이라고. 공부學와 실습習을 내 존재에 대한 탐문과 지속적 행으로 전환하니 이야기가 달라진다. 물론 "영혼의 어두운 밤"이라 불리는 깔딱고개를 몇 년씩 넘을 때는 여전히 아니꼬왔지만, 살 만 해지니 이리 재미있을 수가 없다. 예수님의 말씀도 내내 사랑하고, 부처님의 지혜와 친절한 실용성에 철푸덕 하고, 노자와 장자 열자로 이어지는 동아시아 영성의 높은 봉우리들을 음미한다. 나 자신의 개별적인 여정에 대입하고 정돈하며 깨우치는 나날과 순간의 기쁨들 이러다가 지구를 사랑하게 될 ..

헌신에 대하여

요즘 저의 내적인 치유 작업이 또 다시 전방위적으로 진행 중인데요, 아침에 쓴 치유일기 한 대목 공유합니다. 내면 대화입니다. H : (저 자신의 상징emblem이라고 하신 부분에 대해) 놀라운 이해와 함께 슬픈 정서가 있습니다. 희생의 느낌이랄까. M.B : 좋은 의미의 희생 맞다. 의심하지 말라. 현신이란 자기 자아의 어떤 부분을 희생하는 것이다. 누구나 그렇게 한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다른 무언가를 내려놓는 것인데, 그 얻는 것과 내려놓는 것이 자신 안에서 발생한다. 자기 자아-에고의 어떤 측면을 내려놓고 다른 측면을 획득하는 것이다. H : 헌신을 통해 무엇을 획득합니까? M.B : 사랑. 지혜로운 헌신은 모든 사람,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도록 하는 실제적인 수행 과정이다. 그러면 그들이 너..

회한 없음

에세네 공동체의 씨앗이 심어진 때는 2019년이라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10년의 고군분투 끝에 자리잡은 비즈니스 모델과 인적, 물적 자원을 나에게 배운 힐러들에게 조건 없이 100% 지원하는 형식으로 사실상 양도해준 시기였다. 이 특이한 방식은 2년 만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고 지금의 에세네를 있게 한 빛나는 첫 걸음이었다. 더불어 그 빛의 이면도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생겨났다. 나는 이 빛과 그림자에 망연자실 해졌다.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는 놀라운 성취, 그리고 내 인생에 저지른 가장 뼈아픈 후폭풍. 나를 믿고 힐링 스쿨을 시작한 분들에게 벌어진 통제 불가의 상황들 앞에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당장 이 시스템을 철폐할 것인가, 심사숙고 한 끝에 그 뒷수습도 내 책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힐..

우중산책

가게 직원이 말을 붙였다. "날씨가 정말 이상하지요?" 비 많고 추운 겨울이 길게 지속되는 까닭이다. 한국의 늦가을쯤 되는 날씨지만 이 곳 사람들의 마음을 스산하게 만들고 홍수가 나게 하는 이상 현상. 일요일 낮, 빗 속에 우산을 들고 산책에 나섰다. 세상이 편안해질 거라는 기대보다는 내 안의 빛을 더욱 더 밝혀야 할 필요성이 분명해진다. 걸으며 청했다. 오늘 내가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용감해라 Be brave." 생각해보면 언제나 이 지상의 삶은 그랬을 것이다. 예측불허의 변화무쌍함. 자신이 생각하는 안정을 추구하고, 변화도 내가 좋아하는 식의 변화라야 마음에 드는. 이 부분이 에고의 결함 - 허약성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