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게 비춰지는 나는 꽤나 다채롭다. 내 귀에 달콤한 말들을 줄줄이 듣는 바로 그 시기에 또 형언하기 어려운 비참한 평가를 직간접적으로 접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아마 예나 지금이나 별 차이 없을 것이다. 달라진 것은 내 마음인데, 나에게 그런 면들이 다 있지 뭐, 누군가는 그 순간 그런 해석을 할 수도 있지 뭐, 생각하게 된다. 좋은 건 좋고 싫은 건 분명 싫지만, 상반된 감정의 높낮이가 고만고만 하다. 그래서 내 앞에 펼쳐지는 상황들이 크게 출렁이지 않고 잔잔바리로 흘러간다. 얼핏 보기에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안팎의 드라마로 불이 붙게 하는 원동력은 그 일에 갖다 퍼붓는 내 감정의 에너지다. 타인의 평가 혹은 상황 그 자체는 어디로 귀결될 지, 의미가 결정되지 않은 일종의 중립적인 상태, 게임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