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종양 같은 것이 커져서 병원 갔더니, 째고 짜내는 간단한 수술을 하면 된다고 했다. 병력이나 복용 중인 약, 알러지 등에 대해 묻기에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가 "실은 모른다. 병원 자체를 15년 만에 온다"고 답했다. 눈이 똥그래진 의사가 간단한 수치들을 재면서 친절하게 캐물었다. 나는 손가략에 낀 쪼꼬만 기계를 보며 이런 걸로 몸 안에 공기 밀도를 알 수 있냐고 신기해 하며 에너지 힐링, 대안 요법, 전인적인holistic 등의 단어를 써서 질문에 답했다. 의사의 표정이 굳어지는 것을 보니 혹시 내 정신 상태부터 점검받으라고 하면 어쩌나 싶어 톤을 바꿨다. "산 속에 있다 내려온 사람 같지요?" "명상이나 요가 비슷한 건가요?" "아, 네. 맞아요! 건강이 많이 좋아지고 불편한 데가 없어서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