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가 내게 불러일으킨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삶을 대하는 근본 정서가 바뀐 것이다. 과거의 내 모습은 좋게 포장하자면 차분하고 이성적, 논리적이라 하겠지만, 실은 깊은 우울deep blue - 기쁨이나 편안함이 무엇인지 감각하지 못하는 칙칙한 상태가 지배적인 정서였다. 물론 단기간에 변하진 않았다. 성분이 조금씩 바뀌다가, 몇 년 전부터 어라? 행복하기도 한데? 라는 명백한 자각이 시작되었다. 요즘에는 심지어 특별하지도 않은 밍밍한 순간들이 감사하고 설레기도 한다. 그 과도기의 어느 즈음이었을 것이다. 아무 일 없이 평화로운 순간에, "주여dear God, 제가 무엇을 하기를 원하세요?"라고 치유일기에 적었다. 무언가 열심히, 멋있는 성취를 하지 않으면 잘못 살고 있는 것 같은 강박증이 솟아올랐나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