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국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좋은 측면을 사랑했었다는 자각을 한다.
지금 시국의 고통이 예상보다 컸다는 것도 알아차린다.
내 몸과 마음에 영향을 깊이 주었다.
최근 이틀 동안 찬송가를 흥얼거렸는데 어제 밤에야 그 의미를 깊이 돌이켜보았다.
"우물가의 여인처럼 난 구했네
헛되고 헛된 꿈들을
그 때 주님이 하신 말씀
내 샘에 와서 생수 마셔라"
개인 걱정도 나라 걱정도 물질 세상이니
그에 합당한 것이어야 한다
내가 경험하고 싶은 것을 짐짓 열심히 창조하되
그 본질은 경험과 성장을 위한 "play"인 것
이 부분을 뒤섞어 본질과 play를 놓칠 때마다 늘 고통이 따른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원리가 하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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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선이 끝난 후 지난 열흘동안 내가 혹독히 앓고 있었음을 알아차린다.
새벽녘 침대에서 요즘 왜 몸이 힘들까, 생각하다가 알았다.
내 감각이나 가치관과는 몹시도 동떨어진 가족의 욕망과 손잡은 정권이 들어섰다.
빈부 격차, 부동산 소유격차가 전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나라가 앞으로 5년동안 어디로 질주할 지 벌써부터 조짐이 분명하다.
마치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공포영화 장르의 예고편을 들여다보는 기분이다.
아마 개인적 트라우마와도 무관치 않을 것이다.
권력 기관의 폭력성 문제다.
20대 때 사회비판적 사고 방식을 피력했다가 구속되어 정신적 고문과 육체의 한계를 경험했다.
경찰서를 거쳐 서초동 검찰청 안에서 수갑과 포승을 찬 채 아침부터 밤까지 같은 말 또 하고 같은 말 또 하고, 몇 달간 반복하다 보니 '아, 지금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을 때까지 쇠약해졌다.
남동생은 군인 신분으로 교도소 경비로 차출되었다가 물리적 폭력의 희생자로서 세상을 떠났다.
백낙청 교수가 민주당을 시민의 힘으로 바꾸자고 발언하신 내용을 접하니 8,90년대 그 시절을 보는 듯한 기시감이 들었다.
4바디 개념으로 말하자면 지금 한국 정치의 흐름은 내게 정신체의 고통이자 감정체의 고통이다.
또한 영적 고통이기도 하다.
최근 몇 년간 보여준 한국 사회의 활력을 사랑하고 그 힘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것을 기뻐하면서 K-영성의 꿈을 꿨던 것은 단지 화양연화였을까.
전염병과 백신 파동, 우크라이나 전쟁 뉴스 등과 겹치며 인류는 진화하고 있느냐고 차갑게 묻는 나를 발견한다.
이는 전생 트라우마를 소환한다.
전생이 허황되다면 인류의 집단 기억, 역사적 트라우마라고 해두자.
사람 살리자고 치유했다가 교회의 가르침에 반한다며 "마녀"로 처형당한 여자
에너지 치유를 알고 있었음에도 기도와 노동만 하면서 정치적 혼란과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침묵 속에 바라보다 생을 마친 남자
헛되고 헛된 전쟁에 동원되어 가을 낙엽보다 못하게 죽어간 남자
그 모든 것보다 허무하게 강간 당한 여자
예수를 향해 "왜 당신은 왕이 되어 이 아름다운 사람들을 살리지 않고 한갓 십자가에 매달려 죽음을 택하는가" 마음 속에서 울부짖은 여자
내가 왕이 되어 사람과 나라를 살려보리라 했다가 암살당한 남자
역사가 내 눈 앞에서 빠르게 진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며 살지 않았음에도, 그런 줄 알았으나, 무슨 기대를 했던 거냐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워 내 영혼의 주님, 스승들께 진심으로 청했다.
"이런 나에게 가르침을 주세요."
갑자기 눈을 반짝 뜨고 페이스북을 열었다.
"억지로 하지 말라 Don't force it.
흐르게 하라 Let it flow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 느껴지면, 그대로 두라 If you feel it seems to flow in a different direcrion, let it be."
부처님이 그러셨다지.
"수보리야, 세상에는 아무 문제가 없단다. 너나 잘 하세요"
수백 수천 번 되뇌인 이 가르침.
내가 정치적 시민인가, 영적 수행자인가.
둘 다이지만 정체성의 초점이 어디에 있는가.
나의 목표가 정말로 영적 구원이고 깨달음이고 해탈인지, 스스로 증명할 때다.
여전히 똑같이 실천하며 살겠지만 더 깊이, 깊이 다시한번 냉정하고 혹독한 자기 성찰의 시간.
몸의 치유 반응이 거세졌다.
깊은 탁기가 빠지는 냄새와 한기.
으슬으슬 추워서 일어나 옷을 껴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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