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악몽으로 바뀌었다The dream turned into a nightmare."
SNS에서 본 표현인데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미국인들에게 말 그대로 악몽이 되는 것 같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된 미국 사회의 위기를 바이러스 때문에 이제야 깨닫고 있는 것이다.
지구 최강의 나라 미국이 왜 이렇게 취약성을 드러내며 바이러스 사태 이후의 전망도 불투명한가?
1. 의료 체계의 취약성
의료를 공공 서비스로 보지 않고 철저히 자본주의 논리로 운영한다.
내가 이번 달에 낸 의료보험료는 $600 , 한국 돈으로 70만원 쯤 된다.
건강 보험이 4백 몇십 달러, 치과가 백 몇 십 달러.
안과는 포함되지 않는다. 따로 들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이게 최하 수준의 보험료라는 것.
어지간한 의료 서비스를 받으려면 4인 가족의 경우 월 2천 달러 짜리 보험 정도는 사야 한다.
나는 지난 10년 동안 치과를 제외하고 병원에 한 번도 안 갔다.
그런데 치과 치료를 할 때 보험 혜택이라고는 내가 낸 월 백 몇 십달러, 연간 천 달러 정도의 돈을 고스란히 돌려받는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맘 편하다.
1년에 두 번 스케일링 공짜로 하는 것 빼고, 어지간히 심도있는 치료를 하면 현금이 몇천 불 단위로 추가된다.
오바마가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고 오바마 케어를 실시했지만, 나같은 사람 등골 뽑히는 결과 정도다.
강제 가입인데 싸지도 않고 혜택도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보험조차 들 수 없는 사람이 3천 만명 정도 된다고 알려져 있다.
암 수술 하고도 거의 전부 당일 퇴원, 길어야 하루 정도 입원한다.
병원에 며칠 누워있다가는 몇 만 달러, 한국 돈으로 몇 천만원이 청구될 것이다.
물론 지불한 돈에 대한 서비스는 확실하다.
돈 많으면 이런 방식의 의료 체계를 선호할 것 같기는 하다.
아예 돈이 없거나 나이든 사람을 위한 공짜 의료 서비스 시스템이 있기는 하다.
어떤 대접을 받을 것 같은가?
갈 수 있는 병원이 제한되어 있다. 무슨 검사 예약을 하려면 한 달씩 기다린다는 소식도 흔하다.
2. 제조업 부재
글로벌 경제, 신자유주의.
길게 논할 것 없이 공장은 인건비 싼 곳으로 옮기고 미국은 금융을 진두지휘 하는 거다.
아마도 의료용 마스크, 방호복 이런 거 다 미국 땅 바깥에서 만들어 들여올 것이다.
자동차 공장 일부를 긴급 의료품 제조 라인으로 바꾼다고 난리다.
3. 자영업의 완벽한 몰락
모든 소비 시장을 금융 자본의 프랜차이즈가 완벽하게 장악했다.
강아지 털 깎고 손톱 손질 하고 한식당 차리는 것 정도를 제외하고는, 이 광활한 미국 대륙 전체가 똑같이 생긴 쇼핑몰 안에 똑같이 생긴 대형 상점들이 모든 소매업을 빨아들였다.
이들 기업의 "노동 유연성"은 세계 최고다. 아무 때나 해고할 수 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금융 자본이 중산층의 집을 갈취한 사건이다.
과거의 자영업자들은 대형 상점 안에서 바코드 찍는 시급 노동자가 되었다.
4. 어마무시한 지대
나는 내 소유의 집이 없다. 그러면 100% 월세로 살아야 한다.
방 한 칸에 스튜디오형 거실이 있는 아파트 월세가 2천 달러,
쪼꼬만 오피스 월세가 천2백 달러.
한국 돈으로 약 4백 만원 가까운 금액이 렌트비, 즉 건물주에게 지대로 나가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우리 집과 오피스는 다른 시에 소속해 있는데 돈 받는 회사 이름이 똑같다.
주택 시장 또한 대형 자본의 손에 들어가 있다는 뜻이다.
집을 장만한다고 해도 내 처지는 별반 달라지지 않는다.
결론.
미국 사람 중에 4천 만 명은 한 달만 돈벌이가 멈춰도 끝이다.
"월세 내다 죽으나 바이러스에 걸려 죽으나 마찬가지"라는 소리가 나온다.
이 놀라운 부와 이 놀라운 기술로 첨단 군사무기를 만들고 자유 민주주의와 God을 명분 삼아 미사일 때려부을지, 참된 기도 속에 사람을 살게 하는 시스템을 만들지, 바이러스가 미국에게 묻고 있다.
미국인들이 미생물들의 질문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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