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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천천히 걸어보아요

함께 천천히 걸어보아요

치유 문답

치유할 때 맞닥뜨리는 극심한 두려움

HaloKim 2021. 4. 13. 22:37

제가 미국에 온 계기는 마치 엔진이 고장난 헬리콥터가 돌풍에 나가떨어져 사막에 불시착한 격이었습니다.

죽느냐 사느냐라는 질문이 진짜로 살아있는 화두였어요.

 

억지로 죽는 것도 웃기네, 목숨 붙어있는 날까지 할 일을 해보자,

건강을 회복해야 뭐라도 시작하지,

어떻게? 평생 안 됐고 이유조차 못 찾았잖아?

혼자 해보지 뭐. 그러다 죽어도 할 수 없고.

 

셀프 힐링이란 걸 시작한 계기입니다.

 

처음에는 단서조차 없었어요.

수십 가지 자료 조사를 한 뒤 하나씩 확인하면서 지워나갔습니다.

특히 내가 이전에 해보지 않은 것, 형편에 맞는 것이 중요한 기준이었죠.

 

이 조건에 맞는 조합이 온라인 최면 학교, 레이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한 독학이었습니다.

 

미국에 있는 기간이 길어지자 친구와 지인들의 우려가 커졌습니다.

몇몇 친구들은 직접 이 곳으로 찾아왔어요.

 

내 사는 꼴, 하는 짓을 신중히 듣고 관찰한 그들은 한결같이 한국으로 돌아와서 더 늦기 전에 영화계로 복귀하라고 권유했습니다.

"뭘 하는 거냐?"는 질문에 저는 답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마지막으로 방문했던 친구가 떠날 때의 모습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내민 손을 거두어들이는 이의 연민 섞인 눈빛, 침묵으로 작별하면서 뭐라도 한 번 더 말을 해야하나 갈등하는 입술.

나는 저 조건없는 선의를 뚜렷한 이유도 대지 못하고 거절하며 떠나보내는 깊은 슬픔을 맛보았습니다.

 

그 때 저는 내면아이의 심연 속으로 걸어들어가기 직전이었습니다.

이제 진짜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렸어요.

어두운 밤 산 속의 동굴 입구에 선 느낌이 몹시도 생생하더군요.

 

내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한 번도 들어가보지 않은 저 어둡고 축축한 동굴 입구에서 

발을 들이밀었다가 두려움에 소스라쳐 되돌아 나오고, 한 걸음 들이밀었다가 울면서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누군가 한 명이라도 내 손을 잡고 같이 걸어가 주었으면,

입구에 선 채로 "괜찮아, 원래 그런 거야, 잘 하고 있어"라고 박수라도 치며 배웅해주었으면.

 

친구들이 떠날 때 실은 그 내민 손에 매달리고 싶었어요.

나랑 저 곳을 함께 걸어가줘. 내가 틀리지 않았다고 말해줘. 나의 친구로 남아줘.

 

무엇보다 저 동굴 끝에 빛으로 나가는 길이 있을지, 꽉 막힌 철벽이 나올 지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내가 미친 것일까?

 

그래도 괜찮아.

지구 인류가 70억 명이라면 6,999,999,999명이 나와 달라도 괜찮아.

 

길.

삶의 길이 다른 거였습니다.

 

친구들의 선의와 우정은 순수한 진짜였으나, 내가 갈 길은 저 심연으로 걸어들어가는 것.

이제 진짜 혼자라는 사실, 내 삶과 죽음에 100%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진실로 받아들였어요.

 

나는 그 때의 두려움과 외로움, 혼란을 지금도 기억해요.

힐러가 되기로 마음 먹었고 지금도 힐러를 하는 이유입니다.

 

누군가 그러한 때를 맞이했을 때 옆에서 지켜보며

"괜찮아, 당신이 극심하게 두려운 건 이미 많이 걸어왔기 때문이야, 지금은 이런 시기야, 내가 여기 항상 있다는 걸 잊지 마, 가다가 맞닥뜨리게 될 어려움들에 대해서도 그때그때 귀뜸해줄께, 끝에는 빛이 있어, 염려하지 마."

이렇게 말해주기 위해.

 

그 후로 매일매일 나에게 했던 이 약속을 지켰어요.

10년이 지났네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어찌 됐든 알게 되었습니다.

내면으로 걸어들어가는 자의 침묵 속 비명, 그들을 동행하는 진짜 힐러의 모습이 어떤 건지를.

 

이 글에 가슴이 저릿저릿 하다면 당신과 나는 같은 길 위에 서 있는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