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시간, 일 하는 시간, 일상의 시간이 뒤섞인 지 오래 되었다.
어제는 쌓인 업무를 처리할 겸 일찍 오피스로 나갔다.
새벽 4시에 문을 연 곳은 도넛 가게.
중년의 아들이 빵을 만들고 노년의 아버지가 팔았다.
두 사람의 반응으로 보건대 나는 낯선 부류의 손님이었다.
커피와 도넛 봉투를 건네준 할아버지가 단편적인 영어로 물었다.
"Go to work?"
영화 <극한 직업>의 주인공이 막판에 나쁜 놈과 개싸움 하듯 물고 늘어지면서 말했던 것 같다.
"소상공인도 하는 일에 목숨 건다 이 xx야"
냉혹한 미국 경제의 한 모퉁이에서
경쟁력 없는 맛의 도넛과 커피를 가지고 아시아 이민자가 살아남는 방법은
아버지와 아들이 이 시간에 서로 역할을 나누어
나란히, 매일, 열심히 일 하는 것일 거다.
"일하러 가느냐"는 물음에 경쾌하게 "예스"라고 답했다.
나도 당신들처럼 사는 자영업자라고 말하고 싶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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