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직업의 본질은 누군가의 성장 과정을 한없는 인내로 지켜보는 것이다.
한 걸음 내디딜 때의 기쁨, 두세 걸음 쑥쑥 나아갈 때의 기적같은 고마움도 있고
한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하고 위대한 순간들을 선물해준다.
정확히 같은 비율로 인간으로서 한계를 느끼는 순간들이 온다.
턱이 아래로 떨어지고 때로는 치가 떨리게 외면하고 싶은.
안 되는 사람은 저래서 안되는 거구나, 솔직한 회의가 올라온다.
좋은 순간이든 괴로운 순간이든 내가 할 일은 내 마음을 비우는 것이다.
나는 여전히 힐러로 살아남아 있고,
이렇게 진실로 한 생을 마치고 나면 이 생에 해탈을 하고야 말겠구나 싶은 생각이 저절로 든다.
그러고도 내가 할 일은 이 마음조차 비우는 것이다.
언젠가는 된다고 굳이 희망 회로를 돌리는 것, 내가 도와야 한다거나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마음을 비운다.
나도 똑같이 안되는 것이 있고 예수가 일곱번씩 일흔 번이라도 하라는 말에 울면서 매달렸듯이,
누군가에게도 그런 지점이 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한다.
되고 안되고는 그 사백 구십 번의 자빠짐 끝에 그 사람 스스로 자신에게 증명하는 것이다.
오직 그 자신과 창조주와 일대일의 관계 속에서.
설혹 그 사람이 치유를 말하고 떠나지 않으며 매달릴지라도
심지어 그의 여정은 이것이 아닐 수도 있다.
본질적으로 내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
나는 말 그대로 지나가는 "과객"이다.
그 모든 것, 생노병사에 진실로 분별심 없을진저!
부처님, 오늘의 저를 도우소서 _()_ _()_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