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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천천히 걸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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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사례

우리 이사장은 청소부♡

HaloKim 2020. 3. 1. 20:01
나는 치유 비즈니스를 10년 단위로 설계한다.
작년부터 두번째 10년의 계획으로 전환했고, 그 중심 기반은 <에세네 4바디 힐링 스쿨>과 <에세네의 치유와 풍요 협동조합>이다.
처음엔 볼품 없지만, 매일 조금씩 걸어가면 몇 년 후에 무언가가 나타나는 법이다.

내가 협동조합 이사장 역할로 눈여겨 보고 발기인들의 동의로 선임된 인물은 직업이 청소부이다.
이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첫번째 10년 동안 수립해온 치유의 본질을 드라마틱하게 체현하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불교에 조예가 깊은 어머니와 저명한 출판인인 아버지의 맏딸인 그녀는 대학에서 불교를 전공했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0년간 인도에서 수행자 생활을 하다 귀국해서 직장 생활과 자그마한 개인 사업을 꽤 오래 했었다.

내가 6개월에 한번씩 한국에 갈 때마다 공개 워크샵에 참석해서 조용히 보다 가기를 2~3년간 반복했다.
어느 날 이 친구가 내 이야기를 더 깊게 듣고 싶어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정이 끝난 밤 시간에 따로 보자고 한 뒤 그녀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삶에 별 의욕이 없어 보였다.
본인 말로는 죽음의 본질을 명상한다고 했던가, 죽음에 대해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고 싶다고 했던가.

나는 눈을 부릅뜨고 낮은 목소리로 차갑게 말했다.
"이보시오, 죽음은 사유하는 게 아니오.
구차하게 지구에 붙어있는 주제에 무슨 해탈 코스프레를 하는 거요?"
놀라고 당황한 그녀의 모습에서 오랜 세월 고독 속에 침잠해 있던 첫번째 껍질이 깨져나가는 것을 목격했다.

얼마 후에 그녀가 알려왔다.
청소 일을 시작했고, 그 돈으로 힐링 스쿨 수업료를 내겠다는 것이다.

온라인으로 여럿이 모여 뭔가 하는 것을 낯설어 하는 그녀에게 "잃어버린 당신의 언어를 되찾아주는 것은 약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청산유수다. 그 시절에 비하면.

6개월 후 서울에서 그녀는 더 밝고 활기찬 모습으로 나타나, 공공기관의 청소 정규직이 되었다고 자랑했다.

이 말을 듣고 그녀에게 협동조합 일을 맡기기로 마음을 굳혔다.
다짜고짜 "조합을 설립하려고 하니 실무를 맡아달라. 발기인으로 초대하는 사람들 외에는 비밀을 유지해달라"고 부탁했다.

비밀이라는 말에 긴장한 그녀에게 나는 또 "왜요, 내가 당신 데리고 정치질이라도 할까봐?"라고 쏘아붙였다.
선한 그녀는 겸손을 부릴 여지도 없이 일을 떠맡았고, 법무법인을 계약해서 안전장치를 해두었으나 어쨌든 당사자로서는 낯선 일을 처리하느라 고생이 컸다.

덕분에 6개월 후 서울에서 협동조합을 공식 출범시켰다.
사업 아이디어가 발표되고 조합원과 조합비가 들어오자 "이사장"은 낭만적인 의욕에 불타는 것 같았다.

나는 그 때마다 "지xGR" 하며 꼭꼭 꼬집어 말했다.

- 뭘 했다고 활동비 지불할 생각부터 하느냐. 수익 구조 개념도 없이 노력했다고 비용 주는 시스템을 만들어버리면, 그 알량한 조합비 떨어지고 나서 어떡할거냐. 당신이랑 나랑 조합비 걷으러 다닐까? 뭐라고 꼬시면서 돈 내라고 할래? 사이비가 처음부터 사이비 되고 싶어 되느냐?

- 세금 문제 어렵지. 근데 못한다고 죄다 떠넘기면 당신이 이사장을 해야 할 이유가 뭐요? 당신이 바지사장인 거 다들 아는데 뭘로 이사장 인정을 받을 거요?

이런 경악할 소리에 더해 사적인 영역의 에고 게임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육박전을 벌였다.

몇 주일이 지나 화면으로 만난 인간 ***/ 협동조합 이사장의 얼굴이 달라져 있었다.
스스로를 맑게 한 이의 얼굴은 평화롭고 담담할 뿐이었으나, 그 아름다움이 화려했다.
지난 시간의 침묵과 일상 속에서 그녀가 무엇을 했을지는 따로 물을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재교육을 비롯한 아카데미 시리즈에 등록했다.
그 중 재교육 아카데미는 지난 해부터 힐링 스쿨 교육을 전적으로 다른 힐러/교사들에게 맡겼기 때문에, 나에게서 배우고 싶어하는 분들과 함께 일종의 복습을 하는 과정이다.

새벽 출근을 해야하는 그녀가 밤 10시부터 3시간 짜리 수업을 하기란 쉽지 않은 일임에도 "다시 매주 만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참석자들이 놀라운 내공을 확인하며 새로운 성취를 나눔 하는 가운데, 지난 주 그녀가 속한 반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저는 청소가 체질인가봐요. 물론 아침마다 더러운 화장실을 청소하면서 욕을 달고 사는데요, 지금의 삶에 아무런 불만이 없어요. 힘든 것도 없고. 내가 이상한가, 가끔 의심이 들기도 해요."

그녀의 주위에 빛의 오라장이 보였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부터 당신이 하는 모든 선택은 참된 자유 의지의 표현이 될 겁니다.

무엇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이나 강박, 무엇이 힘드니 벗어나야겠다, 무엇을 해서 인정받아야겠다, 이런 생각이 없는 상태에서 내리는 선택이야말로 진정 자유 의지에 기초한 선택입니다.

오직 당신이 부여하는 의미에 따라 순수한 창조의 길을 걷는 것입니다.

무엇을 해도 똑같이 좋을 것입니다.

지금처럼 청소하면서 부모님을 돌보는 고요한 일상을 영위해도,
죽음을 가르치는 선생이 되어도,
청소 용역 비즈니스를 하면서 일하는 분들에게 스스로 존엄해지는 길을 알려주는 것도,
모두 당신만의 고유한 창조적 여정이고 창조주/부처님의 사랑과 지지를 받을 것입니다."

물론 협동조합 이사장을 해도, 하지 않아도 좋다.
그녀는 자신의 1단계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우리가 하는 치유의 본질과 협동조합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역할이다. 

앞으로도 그너는 흗들릴 것이다. 
그럴 때 내 역할은 가끔 욕만 좀 하면 될 것 같다.

* 이 글은 본인의 동의하에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