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콩트 코미디의 최고봉 김신영^^
관찰력, 모사력도 뛰어나지만 늘 막판에 한 방을 집어 넣음으로써 인간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어린이 : "엄마 내가 안한다 했잖아"
이 말에 빵 터지면서 찡함.
저 아이의 본래적 자연스러움 vs. 엄마/미디어가 포장해서 보여주고 싶은 아이다움의 틀이 충돌하는.
할머니 : 여성들의 전형적인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을 그려내는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약하고 착하고 배려하는 척 하면서 우회적으로 얻어내는.
그걸 외로운 할머니의 위치에 부여함으로써 미워할 수 없게 만든다.
그냥 공감하고 웃고 짠하게, 인간을 연민하게 만드는 선을 타는 것.
때밀이 아주머니 : 분명하고 노골적이고, 현실의 삶에서 강하고 수완있게 살아가는 여성의 모습이고.
을의 위치인 듯 하지만 고객을 상대로 눈치보지 않고 오히려 직설적으로 요구하고 당당히 조율자의 역할을 하는 바람에 전복성의 웃음이 생겨난다.
김신영의 또다른 걸작 꽁트인 <백반집 아주머니>도 이 여성 캐릭터의 연장선상에 있다.
식판을 머리에 이고 배달을 와서는, 한창 바쁜 시간에 메뉴를 따로따로 시켰다며 불평 겸 호통을 친다.
대신에 비싼 음식을 추가 주문했지 않느냐는 손님들의 가벼운 갑질성 변명을, 우리 남편이 아프다는 말로 눌러 버린다.
아무튼 점심-저녁 바쁜 시간에는 메뉴를 통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아젠다라는 것이다.
<주라 주라>를 부르는 "다비 이모"(김신영의 부캐)는 배움이 짧고 가진 것 없는 이러한 여성들의 성장형 캐릭터다.
빠른 45년생(77세) 신인 트로트 가수인 다비 이모는 아들 셋을 키우고 백반집을 물려준 후 노후를 떠들썩 하게 즐긴다.
큰아들은 외국에서 "박사학이" 공부 중인데 나이가 40대고 미혼이다.
둘째는 석사 과정, 셋째는 공부를 안 하고 식당을 물려받았다.
그녀는 전 국민을 조카라 부른다.
그리고 "회사를 가족같이"라고 부르짖는 고용주들에 "직장 조카"들을 대신해서 이런 저런 일들을 해주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특히 "가족 같은 회사, 내 가족은 집에 있어요"라는 가사가 백미다.
기업의 이런 이데올로기를 이런 식으로 비판한 사람은 김신영이 처음일 것 같다.
이 노래의 가사는 김신영이 직접 썼다.
김신영다움의 탄생 :
- 타고난 재능
- 자기 분야에서 꾸준함
- 어려운 판에서 익히고 살아남는 적응력
장면들 :
1) 어린이의 어떤 순간
2) 삶의 고수
3) 능청스런 컨트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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