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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천천히 걸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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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대, 세상

허무 vs. 기쁨

HaloKim 2020. 7. 9. 14:32

A :

"나는 아는 바가 하찮다는 사실이 한없이 기쁘다." 

(<무아 vs. 창조주>라는 헤일로의 글 중에서)

 


이노우에가 그린 가우디에요.  

참을 수 없는 즐거움이 새어나오는 
장인의 입꼬리 

'그리는 동안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즐거워서 못 견딜 지경이었다. 
바위산이 선생이고 내가 학생이 되었다.' 

- 페피타에서 - 

몬세라트를 그리며 
어느 하나 같은 게 없는 
무한한 종류의 바위를 그리며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게 어쩜 이렇게 행복할까'

아우성하던 이노우에의 입꼬리도 
분명 저랬을 거에요. 

섹시해요. 

샘도 그렇죠?

 

H :

내 직업은 누구나 아는 이야기를, 나 자신에게 수백 번 적용하고 타인에게 수천 번 한 말들, 본질적으로는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일입니다.

길거리에서 천 원짜리 호떡이나 꽈배기 만들어 파는 일과 다를 바 없어요.

저는 하루종일 밀가루를 반죽하고 꽈배기를 꼬아서 튀기고 팔아요. 매일매일.

 

그 일이 너무나 허무하지요.

 

그래서 나의 수행처입니다.

내 못된 버르장머리, 오만함을 바라보며 세상과 사람에 surrender하고 배우는.

 

그런데 진리가, 존재계의 질서가 무한하다는 사실이 유일하게 기뻐요.

내가 이렇게 해서 깨우치는 간장종지 만한 앎과 진리가 이토록 나를 해방시키는데,

무한한 진리는 어떤 앎과 깨우침과 기쁨을 줄까.

 

무한하다고 하니 알 수도 없고 상상도 안 되는, 거대한 깨우침이 기다리고 있다는 설레임.

그래서 이 수행을 계속하고 살아있을 이유가 됩니다.

 

가우디가 어떤 심정이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하는 미친 건축 디자인을 내놓고, 그것을 현실에 실현가능하도록 설계하고, 죽음 이후까지도 끝나지 않을 건축물을 착수한 자의 표정은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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