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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사례

싸이코지만 괜찮아 - 7. 치유적 현실과 환상

HaloKim 2020. 9. 4. 21:02

이 드라마는 힘든 주제를 다루기 위해서 몇 가지 비현실적인 장치들을 채택했다.

동화적 스토리텔링과 고딕풍 공간이 그 예다.

 

그런데 나는 <싸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진정으로 비현실적인 요소는 주인공들에게 주어진 완벽한 치유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강태의 주변에는 완벽에 가까운 힐러 원형healer archetype들이 존재한다.

친구 재수, 그리고 남주리의 엄마인 강순덕 여사다.

 

순덕은 딸을 혼자 키우며 함바집 장사를 했고 지금은 병원에서 주방 일을 맡고 있는데, 어려운 현실을 잘 이겨내고 매우 성숙하게 나이든 사람이다.

그녀의 특징은 감정적으로 자유롭다.

그래서 딸을 비롯한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고 연결하는 감정적 지성emotional intelligence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발달해 있다.

이는 치유와 영성의 핵심 자질이다. 

거기에 더해 베풀고 사는 태도가 몸에 배어 있으니 문상태가 "가짜 진짜 엄마"라고 부를 만 하다.

 

두번째 요소는 "괜찮은 병원"과 의료진이다.

이토록 좋은 자연 환경과 시설에서 소수의 입원 환자들이 인간적인 존중을 받으며 수준 높은 진료 서비스를 받는 병원이 과연 존재하는가?

있다 한들, 극중에서 얼핏 묘사된 대로 어떤 이들이 유력한 정치인을 앞세워 영리 위주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할 때 과연 버틸 수 있는가?

 

세번째 요소는 성진시라는 가상의 공간이다.

이 소도시 안에서 필요한 모든 일이 유기적으로 펼쳐진다.

 

이를 바탕으로 가족에 대한 새로운 개념과 접근법, 공동체의 회복과 공공 의료의 중요성, 성숙하고 노련한 힐러들이 의학적 치료 현장에서 협력하는 메디컬 힐링의 필요성, 정치와 자본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 등 중대한 치유 아젠다들이 직간접적으로 펼쳐진다.

 

마지막으로 의료 비용과 주거, 노후 돌봄 등이 등장 인물 그 누구에게도 문제가 되지 않는 환경이라는 점이다.

이것이야말로 <싸이코지만 괜찮아>가 현실의 스토리가 아닌 환상이라는 증거다.

 

사실 나는 의식주와 의료, 교육은 가족이 아닌 공동체가 해결해야 하고 한국은 그럴 능력이 있는 사회라고 생각한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고, 한 사람을 치유하는 데는 온 사회의 역량이 동원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드라마의 소망충족적인 환상이 아주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