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2천 년의 여행> 원고를 쓰는 중인데 나눌 만한 이야기이겠다 싶어 조금 보충해서 공유합니다. 앞으로 섹스 이슈도 4바디 힐링 시스템 안에서 체계적으로 다룰 날이 오겠지요.
(전생 최면 이후) 또한 섹스에 대한 공포와 강박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나는 마흔 살이 될 때까지 연애는 커녕 남자사람과의 깊이 있는 인간 관계 자체가 불가능했다.
내 인생에 잊을 수 없을 만큼 서로 좋아했던 두 남자와의 관계도 이 문제 때문에 진전되지 못했다. 대화를 하고 놀 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데, 상대가 성적인 느낌을 가지고 1미터 안으로 다가오면 긴장을 견디지 못해서 헛소리를 하거나 집으로 와버렸다. 길을 걷다가 혹은 레스토랑에서 내 어깨에 팔을 얹으려고 하자 나도 모르게 “엄마야” 소리 지르며 주저앉거나 허리를 숙여 피했다. 한 번은 스물 아홉, 두번째는 나이 마흔에 벌어진 일이었다.
특히 두번째 경우에는 남자가 내 심리 상태의 특징을 세심히 알아차린 후에 다가온 경우였는데도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손가락으로 내 팔을 살짝 건드렸다 떼며 표정을 관찰하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나 스스로 몹시 충격을 받았다. 연애도 아닌 연애가 끝난 뒤 혼자 후유증을 심하게 앓았다.
아버지의 영향이 일정 부분 작용했다. 어렸을 때 아버지는 집에서 지낸 적이 드물었고 내가 중학생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같이 살기 시작했다. 부모님은 1년에 300일쯤 싸웠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양 쪽으로 번갈아 불려가 감정 노동과 집안일을 몇 시간씩 했다. 아버지가 나를 달달 볶으며 쓰는 레퍼토리 중에 하나가 순결이었다. “해질 때까지 싸돌아 다니다 사내 새끼들한테 몸 망치면 깨진 항아리가 된다”는 충격적인 말과 함께 엄마가 방치하는 집안일을 시켰다. 나는 생리를 시작한 지 1년 만인 열다섯 살에 조기 폐경이 되었고, 아버지의 강박적인 언행은 내가 30대에 집을 떠나 독립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그렇다고 나의 섹스 강박을 아버지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었다. 남동생이 세상을 떠난 충격에 막 나가는 심정으로 첫 섹스를 하고 난 뒤 익숙해지면 나아질까 싶어 아무 남자들이나 하자는 대로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섹스에 무관심한 일 중독 싱글 여성으로 돌아갔으나 이 취약점이 인간 관계와 사회 생활 전반에 보이지 않는 족쇄와 긴장 요소로 작용했다.
최면 세션 후 나는 강간 장면을 유심히 되돌아보았다. 그처럼 최면에 깊이 빠져있을 때는 좀처럼 몸을 움직이기 어렵다. 심지어 말도 느릿느릿 하다. 그런데도 나는 마치 실제로 누군가가 덮치는 것처럼 "악" 하는 비명 소리와 함께 몸을 휙 뒤채고 떨며 울었다. 벽에 걸려 있는 잔인한 고문 도구들, 그것을 등지고 서서 겁에 질려 있는 여자의 모습과 손의 움직임, 가까이 다가오는 남자의 얼굴 생김새와 표정, 눈동자 색깔, 이빨의 모습까지도 바로 지금 영화를 보고 있는 것처럼 생생했다. 실제로 그런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이라면 비단 강간의 공포 뿐만이 아니라 그 생 전체에 느닷없이 가해진 충격을 압축해서 느꼈을 것이다.
이처럼 강력한 트라우마는 DNA 정보 시스템에 남아 세포 차원의 몸과 감정체 등 에너지체 전반에 걸쳐 뚜렷하게 재생된다. 이런 현상이 조상 카르마, 유전 등에 대한 치유적 정의다. 그래서 잔존하는 에너지 및 심리적 흔적을 끌어올려 자각시키는 치유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서구의 심리학자들이 상담 치유를 하다가 전생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경우가 생겨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치유 방법이 반드시 최면일 필요는 없고, 최면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진다.
어쨌거나 나는 전생 최면 이후로 서서히 섹스 강박이 해소되었다. 그 직후 만난 남자와의 관계가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다. 물론 그 후에도 꿈 속에서 삽입 섹스를 피하느라 기를 쓰는 장면이 반복해서 나타났고 지금도 성적 추구의 비중이 약하거나 거의 없다. 그래도 섹스를 신비화 하거나 대상화 하는 짓은 더이상 하지 않는다.
섹스라는 행위와 성적 에너지는 우리 몸의 다른 기능이나 에너지와 마찬가지로, 관심 있으면 하는 거고 아닌 사람은 안 하면 된다. 그게 뭐라고 꼭 해야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꼭 금지해야 뭘 성취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렇게 규정하는 것 자체가 강박이고 문제의 원인이다. 잘 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고, 즐길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많이 할 수도 있고 적게 할 수도 있다. 남녀간에 삽입 성교를 할 수도 있고 다른 방식도 가능하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혼자서 혹은 타인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해소해도 되고, 에너지 힐러들은 아예 에너지의 방향을 돌려서 자신이 원하는 생산적인 창조력에 활용할 수도 있다. 섹스는 섹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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