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바디® 힐링 하면서 어센션을!

함께 천천히 걸어보아요

함께 천천히 걸어보아요

헤일로의 치유와 성장

인간 말종!

HaloKim 2021. 2. 15. 02:31

부석사 무량수전이었을 것이다.

별 생각 없이 대웅전 부처님 앞에 앉았는데, 신기도 하지.

 

부드러우면서 강력한 부처님 특유의 에너지가 등판을 누르듯이 쏟아져내렸다.

허리를 숙이는 데 메시지가 느껴졌다.

내가 인간 말종임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눈물이 터져나왔다.

 

누구나 갖고 있는 에고의 분열, 그 중 몇 조각쯤은 수치스럽고 비천하다.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

 

장사꾼 힐러로서 때로는 한 인간 존재에게 중대한 기로 혹은 심각한 위기일 지도 모르는 한 복판에 서 있을 때가 있다.

도대체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해줄 것이며, 무엇이 선인지, 그 중에 최선인지, 아무 것도 분명치 않다.

 

수많은 "선한" 의도의 시행착오 끝에 나는 깨우쳤다.

군더더기 없는 영적 원리, 치유적 원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상대는 나에게 그런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 진흙밭의 수렁에서 똑같은 패턴으로 수십 년 허덕이는 바로 그것을 편들어 달라는 것이다.

 

치유 초기에는 당연히 그렇게 한다.

그러나... 1년, 2년, 3년... 그러고도 계속 돈을 받으며 똑같은 돌림노래를 같이 부를 것인가?

 

그래서 알았다.

변화를 하려는 사람인지, 현상 유지를 원하는 사람인지, 잘 구별해야 한다는 것을.

치유는 힐러가 하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자신의 선택choice이라는 것을.

 

입으로 뭐라 하든 행동을 읽어야 한다.

자신도 속고, 나도 속지만, 시간 속의 발걸음을 속일 수는 없다.

 

가끔 더이상 돈을 받지 말아야 할 때가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나는 마지막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목소리를 낸다.

거듭거듭 해온 말을, 이제 더 이상 할 수 없을 때까지.

 

그리고 헤어진다. 

그게 내 방식의 인간에 대한 예의이고 작별 인사다.

 

상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계속 이어질 것 같은 밀당이 중단되고 자신이 부당한 공격을 당했다고 느낀다.

나를 이해하려 애쓰고 용서하려 애쓰고 내가 얼마나 나쁜 인간인지 알려주고 싶어한다.

 

그래서 말했다.

내가 인간 말종일지 모른다고.

 

그 씁쓸함을 안고 부석사에 이르렀다.

어느 절인지도 모르고 습관처럼 대웅전에 들어가 앉아 부처님을 쳐다보는데, 

내 허리를 꺾다못해 "인간 말종임을 진실로 인정하라"고.

 

무릎을 꿇고 머리와 허리를 숙이고 양 팔은 바닥에 꼿꼿이 짚은 채 울었다.

숙인 듯 숙이지 않은.

 

두 시간 만에 나는 온 몸에 힘을 빼고 바닥에 엎드렸다.

 

그 후로 변한 게 있다.

나를 칭찬하는 말이나 어떤 경지로 밀어올리는 말,

나를 욕하는 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능력을 써서 비난하는 말에 그러려니 하게 되었다.

 

내가 옳은가, 뭘 잘못 했나, 상대방이 옳은가, 뭘 지나치게 하고 있나, 그런 것에 에너지를 별로 쓰지 않는다.

의도를 점검한다.

힘을 낭비하지 않고 갈 길을 간다.

그냥 흘러간다.

 

무nothingness 혹은 공voidness이란 고정된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아무 것이나 될 수 있는 상태.

 

그 아무 것이 때로는 비천함일 수도 있는 상태.

그것을 받아들이느라 애를 썼던 것이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닌 자, 노바디nobody이다.

 

비로소 나는 효율적으로 유능해지기 시작했다.

또한 배짱이 심하게 두둑해졌다.

 

나는 순명surrender하겠다.

 

때때로 말 걸어오는 그 에너지가 부처님인지 성모님인지 내 알 바가 아니다.

걍 좋은 쪽으로 믿기로 선택하겠다.

 

대신에 당신께서도 나를 돕지 않으시면 꽤나 아쉽고 섭섭하실 걸.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팀웍 아닌가?

 

나는 진짜 막 나가는 인간 말종이 되었다.

 

또한 솔직하게 말하겠다.

믿기는 뭘 믿냐고, 그런 거 함부로 믿는 거 아니라고.

믿음이란 그저 각자의 인생을 선택하는 힘에 불과하다고.

 

 

 

'헤일로의 치유와 성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비) 힐러들께 - 나는 미친 년이다  (0) 2021.02.24
orchestration, 화엄  (0) 2021.02.17
누가 시켰길래?  (0) 2021.02.13
慈 & 悲  (0) 2021.02.10
컴퓨터 바탕 화면에  (0) 2021.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