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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천천히 걸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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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로의 치유와 성장

응원

HaloKim 2018. 11. 25. 11:40

1.
당신의 삶이 이와 같았는가

어린 날 
해 저문 골목길로 스며 나오는 된장찌개 냄새에
온 세상이 찬미하는 따뜻한 가정이 나에게는 없었구나
문득 깨달았을지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세상이 가르쳐준 
바로 그 사람으로부터 상처 받았다는 사실을
차마 말할 수가 없었는지

수고하고 짐 진 자들을 편히 쉬게 해준다는 약속이
나에게는 왜 해당하지 않는가
소외감을 느꼈는지

몸이 부서지게 애써도
삶을 성취하는 기술이 나에게는 없구나
무력감을 느꼈는지

단 한 사람이라도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준다면
오직 그를 위해 삶을 바쳐도 좋다고
어리석은 희망을 반복했는지

무너진 당신의 몸이
위로와 치료는 커녕 단 한 사람의 이해조차 얻기 힘든
낯선 그 무엇임을 받아들여야 했는지

나는 도대체 무엇인가
스스로를 파고 들어가며 의심하는 병이
공포에 이르렀는지

 

2.
그래서 당신은 지금 이와 같은가

내 안에 답이 있고 천국이 있다는
그러니 내 삶의 모든 것은 내 책임이라는
그런 류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는지

덥석 뛰어든 그 길의 달콤함을 만끽하기도 전에
아, 이 또한 끝없는 고난이로구나
겁이 나는지

익숙한 버릇과 낯선 방법 사이에 양다리를 걸친 채
포기하고 싶은 핑계를 찾으러
잔머리를 굴리는지

의심과 오만, 나약함과 의존이 뒤섞여 비틀린
빠른 입과 느린 걸음 사이에 끼인
그런 자신이 한심해서 비통한 눈물이 나는지

 

3. 

그래도 괜찮다, 다 괜찮다

무너져도 괜찮다
당신의 삶은 그럴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다
아무도 당신을 비난할 자격이 없으니
포기하는 그대, 마음 편안 하시라

꼼지락 대는 그대
슬프고 우스꽝스럽고 때로는 추한 그 모습이
일어나 걸으려 애쓰는 갓난 아이와 같으니
당신을 부끄러워 하지 말라

당신을 닮은 길동무
한때 당신과 같았다는 응원자
그들을 미워해도 괜찮다
당신의 변덕에도 떠나지 않는 이들이
당신의 참된 벗임을 배우는 기회이니

언제나 함께 하신다는 신을
의심해도 괜찮다
신의 사랑을 진실로 확신하는 사람은 이미 신과 하나이니
의심하는 당신이 자연스럽다

 

4.

멈추지 말라

이것 하나면 충분하다

자신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삶의 깊은 비밀을 알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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