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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천천히 걸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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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대, 세상

남동생, 조국

HaloKim 2021. 8. 16. 03:39

오랫만에 남동생이 꿈에 나타났다.

스물 두 살에 군대에서 매 맞다 자살했고 살아 있다면 지금 40대 후반이겠다.

 

나를 짓눌렀던 고통과 죄책감은 치유적인 명상 속에서 동생과 예수가 함께 나타나 대화를 한 후 해소되었다.

그 날 이후 동생의 사진을 꺼내서 책상 옆에 올려두었다.

20년이 걸렸다.

 

오늘 6년 만에 다시 생생한 꿈을 꾸었다.

꿈 속의 동생은 스물 두세 살 정도로 보였다.

모습과 대화가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녀석 : "누나, 이것 좀 프린트 할께." 하더니 내 컴퓨터에 앉아 파일을 열고 딸깍 거림

 

나 : 귀찮게 왜 내 컴퓨터를 쓴다고, 하는 마음이 살짝 들다가 동생의 얼굴을 물끄러미 봄. "이쁜이" 하면서 남동생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뽀뽀를 해줌. 볼과 머리카락이 부드러웠고 아이는 평화로운 얼굴. 멀찍이 서서 프린터 잘 나오나 지켜봄.

 

녀석 : "*** 변호사한테 가볼까?" 취직 건으로 인터뷰를 했는데 소식이 없으니 지 딴에는 걱정인가 봄.

 

나 : 그 사람은 채용 당사자도 아니고 가봐야 실익이 없을텐데 하면서도 "누나가 같이 가줄까?" 물어봄. 스트레스가 많은가 보네. 알바라도 하면서 현실적으로 마음 먹으라고 해야 하나, 누나가 용돈은 줄테니 직장을 제대로 느긋하게 알아보라고 해야하나, 속으로 생각함.

 

그러다 깼다. 

이 갑작스런 꿈의 의미는 뭘까.

 

그 아이가 무사히 제대를 했다면 이런 류의 순간이 한 번쯤은 있었겠지.

 

그러나 실은 다른 종류의 아픔과 연관되어 있음을 꿈 깨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알아차렸다.

조국 일가다.

 

나는 조국을 개인적으로 본 적이 없다.

최근 누군가가 "같은 사건으로 구속되었던 것 아닌가요?"라고 뜬금없이 물었고 나는 "맞는데 얼굴은 본 적 없다"고 답했다.

 

20대에 내 생각을 말하고 글로 썼다는 이유로 국가 권력에 잡혀갔다.

친일파와 일제 잔재, 민주주의와 통일, 국민을 위한 경제 철학, 정치 질서의 재편, 뭐 이런 주제다.

 

조국은 그 당시의 생각을 일생 내내 진지하게 끌어나갔고 검찰 개혁론의 선두에 섰다.

그 댓가가 있지도 않은 사모펀드에 권력형 비리로 일가친척이 난리가 났고 (이 혐의는 무죄판결이 났다), 검찰의 쇼맨십을 위한 쯔끼다시에 불과했던 자식의 봉사활동 증명서 건으로 병약한 아내가 4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조국 일가에 유리한 증언들은 재판부에서 일제히 배척하고, 심지어 "동영상에 조민이 맞다"는 증언은 "어차피 증명서가 가짜니까 참석 여부는 중요치 않다"는 희대의 논리로 무시당했다.

 

그의 자식들이 20대 나이다.

학업과 진로, 취직을 고민했을 어린 자식들.

 

지금도 언론은 무죄판결 난 부분에 대해 단 한 줄의 제대로 된 보도가 없고, 

오직 보수 정권의 몰락을 상징하는 최순실-정유라의 프레임을 정확히 저 조국의 자식들에 반드시 뒤집어 씌우겠다는 집념에 아직도 불탄다.

 

조국의 뒤를 이어 검찰 개혁을 진두지휘했던 추미애의 아들은 수술 후 군 복귀가 늦어졌다고 언론이 역적 취급을 했다.

 

코*나 시국 직전에 "검찰 개혁 조국 수호"를 내건 촛불 집회가 서초동에서 한창일 때 나는 혼자 명상하며 치유 에너지를 그 곳으로 보냈고 예기치 않은 이미지를 보았다.

무슨 의미였는지 이제야 납득이 간다.

 

나는 명상하면서 서초동 일대와 검찰청 건물에 빛의 피라미드를 보내고 싶었다.

그런데 쉽게 되지 않고, 빛이 검찰청의 방 하나하나에 파고들 듯이 천천히 스며드는 것 같았다.

그런 과정이 오래 이어지더니 피라미드가 마침내 상상되었다.

 

갑자기 윤석열의 얼굴이 떠오르며 '아, 대선 후보 만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곧 그의 머리가 마치 앵그리 버드 게임의 빨간 새처럼 똑 떨어져 나왔다.

 

두번째 집회에 에너지를 보냈을 때는 서초동 인근 거리에 황금빛 물결이 가득 차서 마치 빛의 강물처럼 흘렀다.

그 강물에서 거대한 물고기 형상이 솟아올라 하늘을 향했다.

 

빛, 물고기.

기독교 영성의 강력한 상징이다.

 

검찰개혁 운동의 대척점에 갑자기 전광훈 목사가 나타나고, 코*나 시국에 신천지가 느닷없이 화제가 되며 한국 시민들은 비로소 기독교에 대해 자유로운 비판의 목소리를 거침없이 내기 시작했다.

 

조국이 끝없이 겪고 있는 잔인한 수난과 추미애의 분투를 보며 시민들은 깊은 내상을 입는다.

깊은 상처에는 말이 없어지는 법이다.

 

나를 잡아가두고 내 동생을 죽음으로 밀어넣은 한국의 권력을 나는 증오하지 않는다.

한국 사회의 빛과 그림자, 역동성을 사랑하고 내 방식으로 한국 사회의 진화와 진보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런데 이번 조국 일가의 멸문지화는 나의 깊은 상처를 건드린다.

국가-폭력-내 삶의 훼손을 상징하는 동생이 다시 꿈에 나타난 이유일 것이다.

 

나는 트렌드를 읽는 촉이 좋은 편이다.

"없이 살아서 그렇다"고 말한다.

엉뚱한 짓 많이 하고 살면서도 내 손으로 반드시 벌어먹어야 했기 때문에, 생계가 흔들리지 않으려고 트렌드를 파악하는 습관이 들었다.

 

그 촉이 내게 말한다.

조국 일가는 부활할 거야.

 

한국 사람들은 정치적으로 빚을 졌다 싶으면 마음에 새겨둔다.

진보, 보수 상관없이 똑같다.

 

그 시민들이 민주화에 생명을 걸고 헌신한 김대중 김영삼을 대통령 만들었고, 박정희 일가의 비극에 대해서는 그 딸을 대통령 만들어줌으로써 마음의 빚을 갚았다.

자기들이 내친 노무현이 어떻게 죽음으로 내몰렸는지 보고 나서 그의 정치적 집사인 문재인을 대통령 만들었다.

이명박이 정주영 신화와 무관하다 말할 수 있는가? 소떼 몰고 북한에 가고 대선에 출마했던 재벌 말이다.

 

한국의 대통령은 집단의 정서가 만들어낸다.

 

조국 일가에 대해 국민의 40%가 빚졌다고 생각한다.

무슨 일이 벌어지겠는가.

 

추미애가 이번에 대통령 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다.

하지만 그 자식을 건드리는데도 물러섬이 없었고 이번에 조국을 위해 시종일관 목소리를 높였다는 사실을 그 40%가 기억할 것이다.

무슨 일이 벌어지겠는가.

 

이들이 대통령 된다는 뜻이라기보다, 한국 시민의 정치적 정서적 지지라는 위대한 자산을 소유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백성은 강물이라 했다. 그 강물이 그들과 함께 흐를 것이다.

 

오늘 이렇게 나를 위로하고, 슬픔을 털어버리고, 나의 길에 서서 나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간다.

조국, 힘 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