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트라우마 - 죄책감, 그리움

누군가 세션 중에 "감정체 치유를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나는 "지금 이 순간here and now"이라고 답했다.

 

지금 느끼는 감정이 무엇이든지 하나를 붙잡고 심연의 문을 여는 것이다.

확실하게 열어제치면 그 방은 다시 예측할 수 없는 미로를 타고 새로운 치유 주제로 안내할 것이다.

 

그 분에게 최근 있었던 내 치유 사례를 나누었다.

 

1. 죄책감

 

유투브용 원고를 마무리하고 녹음하기 위해 앉았을 때였다.

주제가 <성공의 기억을 각인시키기> 였는데 평소와 같이 짧게 명상을 하고, 마스터 멀린Merlin에게 주관해주시라는 요청을 덧붙였다.

성공의 씨앗이라는 테크닉을 알려주었던 분이다.

 

갑자기 강력한 에너지 움직임이 시작되더니 1시간 가량 지속되었다.

몸 안 곳곳을 치유하고 새로운 에너지 코드와 패턴들이 나타나고 움직이고 연결되었다.

정작 녹음을 하려니 치유 피로감이 몰려와서 목소리가 갈라질 지경이었다.

 

녹음을 마치고 나서 새벽에 잠시 눈을 붙이는 동안 오랫만에 남동생 꿈을 꾸었다.

일찍 생을 마친 동생은 내가 보이지 않는 차원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가이드 역할을 했다.

 

나는 일중독을 선택하고 무서운 속도로 생명력을 소진시켰다.

얼핏 보면 죽음 트라우마를 쉽게 극복한 사람처럼 보였다.

 

동생은 채널링이 가능한 존재가 내 옆에 있을 때마다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다.

그들이 "네 옆에 서 있는 스물 두 살의 청년이 누구냐"고 물으면 나는 소스라쳐 울기만 했다.

 

메시지는 한결같았다.

누나에게 고맙고 누나는 지금까지 아주 잘 해왔다는 것이다.

 

절대로 믿을 수 없는 말이었다.

특히 인생 말아먹고 미국에서 힐링 배운다고 앉아 있는 동안에는.

 

수십 번 똑같은 소리를 듣다가 마침내 직접 소통해보자고 마음먹고 미국인 선생으로부터 채널링만 따로 배우기 시작했다.

예상과 달리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소통법이라는 것을 눈치챈 어느 날 동생과 예수님이 함께 연결되었다.

 

동생의 메시지는 진실로 아름다웠다.

이 세샹에서 오직 그 친구만이 알 수 있는, 나조차도 잊어버렸던 일화들을 상기시키고 나서 말했다.

 

"누나 덕분에 사랑과 용기를 배웠고, 이번 생의 어려운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었어.

그리고 예정보다 일찍 이번 생을 마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로 나 자신이 선택했어.

그런데 내가 어떤 방법으로 떠났는지가 누나에게 왜 중요해?

그들 영혼의 일은 그들에게 맡겨둬.

누나와 나는 예전에도 함께 했고 앞으로도 만날 거야.

나와 달리 누나는 이번 생에 할 일이 남아 있어.

지금까지 잘 해왔고 앞으로도 잘 할 거야."

 

그 친구는 군 복무 중에 자살했다.

무지막지한 폭력과 은폐, 사실상의 타살이었다.

 

저 말을 누가 했는지 나는 모른다.

동생의 영혼? 예수? 귀신? 내가 잠시 미쳐서 지어냈나?

 

내가 살 길로 넘어섰으면 됐다.

저 죽음에 얽혀있는 세상과 나의 어둠을 새로운 시야로 바라봄으로써  무력감과 죄책감을 비로소 벗어났다.

 

동생이 떠난 지 20년만의 일이었다.

그 후로 동생은 꿈에도, 채널러에게도 나타나지 않았다.

 

2. 그리움

 

유투브 녹음을 마치고 잠시 눈붙이는 동안 꿈을 꾸었다.

 

나는 어떤 모임을 위해 음식을 준비 중이었다.

올 사람 중 몇몇이 동생과 관련된 이벤트에 참석 중이었는데, 꿈 속의 나는 동생이 죽었음을 알고 있었고 바쁘지만 마음은 편안한 상태였다.

 

상을 차리다 말고 갑자기 막 달리기 시작했다.

이벤트를 거쳐 나에게 올 사람들을 맞이하기 위해서였다.

가만히 있으면 그들이 올 것임을 알면서도 집 근처를 지나 숲 속까지 달려나갔다.

 

갑자기 누군가 무언가를 툭 던져주었는데, 반찬통 두 개였다.

큰 통에는 만두가 들어 있었고 다른 하나는 밑반찬이었다.

 

동생들에게 도시락도 싸주고 학교 갔다 와서 먹을 간식도 만들어주곤 했었는데 남동생이 채널링 중에 그런 부분을 말했었다.

"나는 항상 누나 주위에 머물렀어. 식탁에서도 소파에서도. 기억나?

누나는 나에게 사랑을 알려준 사람이야."

 

절반쯤 비운 만두통과 반찬통을 보면서 꿈에서 생각했다. 남동생이구나...

그러자 그리움이 몰려왔다.

 

그 감정에 고통이나 슬픔은 없었다.

순수한 그리움만으로도 가슴이 심하게 아팠다.

 

초기에는 몇 번인가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을 꿈에서 경험했었다.

울다가 깼다. 깨어 있을 때 울지 않으니 그랬던 것 같다.

 

몇 년이 지나자 잊어버렸다고 생각했고 꿈을 꾸거나 울지 않았다.

셀프 채널링 이후에는 마음이 편안해서 울지 않았다.

 

이번에 새삼 알게 된 것은 남아있는 모든 것이 마지막 한 방울까지 솟아오른다는 사실이다.

죄책감, 분노, 무기력, 우울증, 그리움까지도.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서 자문해본다.

성공과 그리움이 왜 연결되는가?

 

마스터들이 말하는 성공, 내가 따르고자 하는 길은 영적인 원리에 바탕을 둔 책임있는 물질 창조이다.

유투브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성공의 기억을 함께 창조하자고 말하는 내 마음 안에 무엇이 남아 발길을 무겁게 하고 있는가?

 

<이집트 사자의 서>를 떠올린다.

네 심장에 새 깃털만큼이라도 무거움이 남아있다면 죽음/윤회의 싸이클로 다시 돌아갈 것이다.

 

좋은 것, 나쁜 것이 따로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죄책감이든 그리움이든 나를 지구 중력에 묶어두는 모든 무거운 것들을 일컬음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