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 증상으로서의 우울증

여기 계신 클라이언트와 학생들은 치유적 영성 측면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진지하고 깊이있게 천착하는 분들이다.

 

나는 종종 “여기 계신 분들은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요”라고 농담을 하는데, 실은 그 밀어 부치는 힘에 놀란 나머지 내가 정신을 퍼뜩 차리고 힘차게 나아가는 순간들이다. 

 

치유적 영성의 정점은 어센션ascension이다. 용어는 여러 가지로 쓸 수 있겠으나, 핵심은 자신의 본질을 끝까지 탐구하려는 내적 의지와 그 결과 경험되는 새로운 차원의 의식을 뜻한다. 만약 멈추지 않고 정진한다면, 어센션의 과정도 멈추지 않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 끝없이 성장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어센션의 비밀은 의외로 간단하다.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자기 안의 요소들을 천착해서 내려놓으면 된다. 

 

우리 <힐링 스쿨>에서는 그 천착을 네 가지 측면에서 병행할 것을 제안한다. 육체– 감정체– 정신체- 영체의 4 바디 시스템, 그리고 이것들을 연결하고 통합하는 장field으로서의 에너지체이다. 

 

바꿔 말하면 우리 존재의 네 측면에서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는 장애 요소들을 하나하나 발견하고 이해하고 떠나 보내는 과정이 힐링이자 영적 수행이라는 뜻이다.

 

장애 요인이란  삶이 만들어낸 일종의 부산물이다. 그것들은 몸에도 쌓여 있고, 감정에도, 정신에도, 영성에도 축적되어 있다.

 

그러니 치유와 수행은 삶이라고 하는 애틋하고 서럽고 아름다운 경험들을 치열하게 하면서 생겨난 상처, 분노, 어두움, 스트레스, 광기, 자기 의심, 자기 혐오, 왜곡된 믿음 체계 같은 것들을 감싸 안아 떠나보내는 작업이다.

 

하나씩 떠나보낼 때마다 그 부산물들은 자기의 정체를 우리에게 확실히 알려 준다. 치유와 성장 과정이 일직선으로 쭉 상승하지 않고 엎치락 뒤치락 하는 이유다. 한참 신나고 가볍다가, 무언가 훅 올라와서 휘청하며 나자빠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우울증도 마찬가지다. 그것들이 말하는 메시지는 다양하다.

 

“당신은 많이 힘들었어요. 화가 나고 절망하고 때로는 죽고 싶었지만, 가족에 대한 책임 때문에, 더 중요하게는 스스로에 대한 책임 때문에 당신은 견뎌야 했어요.”

 

“당신은 선한 사람이 되고 싶어 했어요. 부모님, 선생님, 선배님, 사장님, 목사님, 신부님, 스승님의 말을 잘 들어서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어 했어요. 그러나 때로는 그들의 사랑이나 지혜를 의심해야만 하는 순간이 있었지요. 착한 당신은 그들을 의심하느니 스스로를 의심하는 길을 택했어요. 내가 틀렸던 거야, 라고 말이죠.”

 

지금 당신이 그런 순간을 겪고 있다면, 당신이 잘 하는 중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고비를 잘 넘어서기를 나는 진심으로 응원한다. 우리 자신이 다 잘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짚어보고 배울 것은 배우겠지만,  결론이 자신에 대한 신뢰와 확신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한 고비가 마무리된다. 

 

특히 당신의 결론이 권위있는 인물의 결론과 다를 때 가장 주의 하시기를 권유한다. 당신은 세상 그 누구와도 다른 독자적인 길을 결국은 걷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어제도 내 자신이, 클라이언트가 절실하게 한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