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살 때 지내던 집을 다시 얻겠느냐는 제안이 왔다.
서울 올 때 거주지 겸 업무 공간 삼으라는 것이다.
마음이 혹했다.
결국 안 하기로 했지만 그 시절 그 공간이 준 위안을 돌아보며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제안해준 후배에게 마무리 인사를 하던 중 깜짝 놀랐다.
"난 언니가 이 집에서 맛있는 거 해주던 기억이 제일 난다"며, 잘 먹고 언니랑 놀려는 손님들이 많았다고 했다.
의외였다.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가에 대해 누군가는 아주 다른 기억을 갖고 있구나.
특정 시기, 특정 상황이었겠지만 아무튼 한 사람에 대한 기억과 평가는 전혀 다를 수 있음을 새삼 실감했다.
그 집을 떠나던 시기의 트라우마 때문일까.
사람의 기억이란 게 원래 이런 것일까.
영화 <시민 케인>의 줄거리처럼, 누군가를 조망하려 할 때 타인들 뿐만 아니라 당사자조차 전모를 알기는 어렵겠다.
'헤일로의 치유와 성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삶이 매우 적절하다 (0) | 2024.07.26 |
---|---|
죽음의 유혹이라는 장막 뒤 (0) | 2024.07.23 |
브래드 피트, 조 블랙, 삶과 죽음 (0) | 2024.07.15 |
매사에 성찰 (0) | 2024.07.10 |
나에게 선물한 하루 (0) | 2024.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