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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천천히 걸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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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대, 세상

조국 씨에게

HaloKim 2019. 9. 4. 07:15

이 글이 조 선생께 닿을 가능성보다는 저 자신의 마음을 위해 씁니다.

동시대를 비슷한 문제 의식으로 살았던 사람이라 "조국 대전"을 예민하게 지켜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 인간으로서의 당신을 바라보게 되더군요.

특히 기자 간담회에서는 인간 조국의 자부심과 방향성이 선명하게 전달되었습니다.

공적 페르소나 뒤에서 울려 나오는 인간적 회한도 느껴졌고요.


명예롭고 화려한 지식인 조국이 현실 속으로 한 걸음 더 깊이 내딛는 순간, 

"금수저 강남 좌파"의 일상이 골육학살의 전장으로 돌변 하리라고는 본인도 미처 다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결과가 예상보다 치명적일 가능성마저 있어 보입니다.


저는 두둔도 비난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아마 상당수의 시민들이 저처럼 인간적인 연민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당신의 지난 시절 헌신이 스스로에게 가져다주는 선물이겠지요.

조국이라는 사람의 자기 상식 안에서 의도된 불의나 부정을 하지 않았으리라는 느낌을 주는 겁니다.


또한 존재의 불완전성을 비난할 여유가 있는 도덕적 인간은 없다는 세상살이의 지혜,

도덕성 프레임이 진보 진영 인사를 향해서 유독 치명적인 비수가 되는 게임의 현실,

기득권 카르텔이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인식,

이런 것들도 함께 작용합니다.


물론 당신이 입은 상처는 문재인 정부와 진보 진영에게도 유무형의 상처가 될테지요.

무엇을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듯한 무력 시위 앞에서 위축될 겁니다. 


그러나 이 또한 실천 주체들에게 새로운 철학적, 전략적 숙제를 던지는 것이고,

한국 시민들은 다시한번 이것을 소화해낼 겁니다.

각자의 몫입니다.


그래서 나는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당신의 다음 행보가 궁금합니다.

한 시절을 풍미한 지식인이 되는 것은 쉽지 않은데,

그 중에 누군가는 가끔 역사적 존재로 도약하기도 합니다.

대개는 본인의 뜻과 달리 그렇게 운명지어집니다.


과거의 진보 인사들은 죽임과 핍박을 당했고,

오늘날에는 도덕적, 법리적 타격을 입은 진보 인사들이 초라한 패배자로 남거나 

심지어 죽음으로써 마지막 명예를 지키는 길을 선택하곤 했습니다.


이제는 살아서 부활하는 진보 인사를 보고 싶군요.

당신이 상처입은 채로 임명직의 소명을 하겠다는 결기도 다수의 의표를 찔렀,

임명직이 아니라면 선출직도 있을 것이고,

지금 당장이 아니라면 낙엽과 씨앗이 되어 거듭나는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조 선생은 이제 오십대 중반이고, 

남은 시간이 당신이 살아온 시간보다는 훨씬 깊고 무르익고 그윽할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당신의 태도에서 그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인생 전반기의 조국이 후반기의 조국을 예고합니다.

변신의 과도기가 어렵고 혹독할 뿐입니다.


긴 호흡 하시기를 바라고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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