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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사례

유학생 이야기 2 – 문화적, 심리적 하이브리드

HaloKim 2018. 7. 29. 01:23


유학생들은 혹독한 문화적 충격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는가?

 

셋 중 하나다.

한국 스타일을 고수하거나,현지 문화에 편입하거나절충하거나.

 

1.

 

첫번째 부류는 현지 적응에 과도한 노력을 기울이는 대신

어떻게든 학위를 빨리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좋은 직업을 가지고 싶어 한다.

대부분의 유학생들이 꿈꾸는 목표일 것이다.

 

그렇지만과거와 달리 지금의 한국에서는 

유학이 더이상 특별한 기회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이미 학력 과잉이 심한 데다,

외국물 먹었다는 것 자체가 별다른 환상을 주지 않을 만큼

한국 문화 자체가 역동적으로 변한 까닭이다.  

 

그럼에도 부모 세대에게는 관습적인 환상이 남아 있다.

희생을 통해 자식에게 유학이라는 특별한 기회를 선물했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

 

자녀 스스로는 알게 된다.

우월감이 부서지는 경험들을 통해

유학 자체가 자신을 특별한” 인물로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이런 미묘한 인식 차이는 

부모 자식간에 대화를 한다 해도 해소되기가 쉽지 않다.

 

갈등이 지속되면,

그렇잖아도 미안해 하고 자괴감에 시달리던 자식들이

자폐적인 수렁 속으로 빠져들기도 한다.

 

2.

 

현지의 주류 사회에 편입되기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은 

주로 이민자 가정의 자녀들어려서 유학을 시작한 학생들이다.

이들에게는 한국이 더 낯설다.

 

자식이 명문대에 입학하고 알 만한 미국 회사에 취직하는 것은

부모의 삶 자체까지 성공으로 보이게 만드는 자랑꺼리가 된다.

그만큼 확률이 낮다는 뜻이다.

 

내가 지켜본 바로는 이들의 성공담이 있기까지,

부모와 학생의 삶이 한국의 여느 가정과 다를 바가 없다.

어려서부터 성적과 입시 관리에 모든 노력을 쏟아 붓는다.

 

가정 형편과 본인의 실력부모의 헌신이라는3박자 중 하나라도 딸리는 젊은이들은

벌어먹을 분야가 별로 없는 한국어권” 사회에서 각축한다.

 

심지어 집 안에 콕 박혀 나오지 않는 은둔형 외톨이나,

생존 불안으로 무언가 병적인 징후를 드러내는 젊은이들도 여럿 보았다.

 

성공한” 자녀들의 다음 이야기는 우리와 거리가 먼 세계로 넘어간다

그들이 백인 중심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살아남는지,

경험자가 아닌 사람들이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게다가 때때로 이런 조롱을 당할지도 모른다.

그 새끼는 바나나야겉만 노랗지 속은 완전 미국 놈이거든.”

 

3.

 

양 쪽 문화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라는 권유는

누구나 쉽게 생각해낼 수 있는 이상적인 요구일 것이다.

 

문제는어떻게이다.

어린 아이, 혹은 고작해야 20대나 되었을 젊은이에게 

우리는 어떤 노하우를 가지고 훈수 둘 수 있을까?

 

유학생이나 이민 학생들 중에는 건강이 안 좋은 경우가 흔하다.

진단이 딱 나오는 질병보다는

에너지 차원에서 비롯되는 원인 모를 증상들이 대부분인데,

마음 고생몸 고생을 죽도록 했기 때문이다.

 

부모들 중에는 답답한 나머지

도대체 뭐가 그리 힘들다는 건지 솔직히 모르겠어요.

나라면 좋아서 날아 다니겠구만

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좋은 것 맞지요.

그런데 보석 달린 칼에 맞으면 안 아픈가요?”

 

고통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

 

하나는어느 사회에나 있는 공통의 요소들이다.

입시 경쟁생존 경쟁가족 갈등돈과 사랑인간 관계.

 

두번째는문화 차이다.

 

20대 중반의 여성 클라이언트가 자신을 하이브리드hybrid”라고 표현했다.

혼종이라는 뜻이다.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모든 교육을 미국에서 받았음에도

문화적심리적으로 자신이 미국인들과 다르다는 것을 이미 안다.

 

그렇다고 그녀가 한국적인 것도 아니다.

일상 생활에서는 한국말을 하지만,

깊은 감정을 드러낼 때나 생각을 차근차근 이야기할 때는

영어로 폭포수처럼 쏟아낸다.

 

이럴 때 흔히 부모들은

흥분하지 말고 천천히 한국말로 해봐라고 달래거나

집에서는 한국말로 하라고 했잖아!”라고 야단치는데

부모 자신이 영어로 느끼고 사유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잘못도,부모들의 잘못도 아닌

그냥 현실이다.


언어는 사고 방식을 형성시킨다.

아이들의 제1언어가 영어라는 것은

영어를 사용해야 의미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달성된다는 뜻이다.

 

어떤 때는 아이들이 일부러 영어를 쓰기도 한다.

당신과 대화하기 싫다는 방어막이거나

부모의 기를 제압해서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컨트롤 하려는 수단이다.

 

실제로 한 클라이언트는 나와 대화하는 도중

마치 초등학교 선생님이 가르치듯이

나의 영어 표현을 바로잡아 주었다.

 

그 때의 표정은 

내가 더 잘 알거든이라는 뜻을 담고 있었다.

 

나는 땡큐라고 말한 뒤

그 친구의 눈을 빤히 들여다 보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

자신의 시도가 통하지 않음을 알아차리고 시선이 흔들릴 때

비로소 힐러의 역할을 시작할 수 있었다.

 

양 쪽 문화의 특징과 약점을 교묘히 줄타기 하면서 살아남는 것도

어린 친구들이 겪었던 상처의 흔적이다.

 

나는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몇 가지 깨우침을 얻었다.

 

첫째유학생과 이민 자녀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모두가 문화적 혼종이다

 

이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하이브리드들의 정신 세계를 편견 없이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가 제대로 장점을 발휘하면 독특한 유익함을 가져다 주지만,

자칫하면 우월감과 열등감이질적인 요소들이 고집스럽게 뒤섞인 혼란 덩어리가 될 수 있다.

 

당사자와 개별 가정향후의 한국 사회에 갈등의 폭탄이 되지 않도록 

미리 깊이 있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둘째무언가 더 잘 안다고 생각하는 부모의 자녀들이 더 크게 고통받는다.

 

아이들에게 너는 문제가 있다는 관점을 반복하고,

결국에는 자기가 생각하는 길로 몰아 붙이기 때문이다.

 

부모는 자식들의 혼란을 두려워 한다.

그래서 무언가 좋은 말을 하고 조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잖아도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아이들 입장에서는

부모가 자기 의심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죄의식과 극심한 반발 사이를 오락가락 하거나 

아예 입을 닫아 버린다.

 

우리의 식견이 제약되어 있다는 사실을 진실로 인정할 때 

자식은 훨씬 더 마음을 열고,클라이언트는 훨씬 더 신뢰를 보낸다.

 

아이들로 하여금 날아 오르게 하는 지지대는

어른의 식견이 아니다.

비판은 더더욱 아니다.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감정적인 부분을 경청하고 세세히 공감하는 것이다.

 

부모들은 억울해 하며 이렇게 말한다.

얼마나 더 해야 하는데요?.”

 

감정적인 공감이란 얼마나 많이의 문제가 아니라,

대화의 유일한 목적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모든 대화의 70%, 때로는 100%를 

감정적 공감에 할애하도록 권유 드린다.

 

 무조건적인 지지와 공감이 거듭 쌓이고

이래도 나를 믿을래?” 하는 망나니 같은 도발이 거듭 되고 나서야

아이들은 비로소 이 어른을 신뢰할 수 있는지 결정한다.

 

그 때야 속 이야기를 털어놓고 기성 세대의 조언에 귀를 기울인다.

나머지는 쉽다.

 

그러니 우리가 먼저 배워야 한다.

어떻게 공감하고 지지하는지를.

 

세째유학 생활을 마치고 귀국했을 때에도 문화적 적응기가 필요하다.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외국에서 보내면,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도 유학을 시작할 때와 흡사한 문화 충격을 겪는다

 

가족은 친숙한 그리움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막상 부딪치면 사실상 낯선 사람들이다.

정체성이 형성되는 시기를 따로 보냈기 때문이다.

 

중요한 생각을 풀어나가는 법을 외국어로 배웠으므로

한국어로 전환하는 데 일정한 시간과 연습이 필요하다.

특히 중요한 시험 같은 것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외국 생활이 길수록 적응기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몸과 마음이 극도로 지쳐 있어서

꽤 장기간의 휴식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미국 내에서 장거리 유학을 한 학생들에게도 흔히 나타난다.

미국은 우리에게 익숙한 나라 개념보다는 대륙이라고 상상하는 편이 낫다.

 

네째이들에게 알맞는 치유법이 절실히 필요하다.

 

자식을 도와주기 위해서 전문가를 찾아 다녀본 부모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자식들이 꾸준하지 못하다" "전문가를 우습게 안다는 것이다.

 

실은우습게 아는 것이 아니라

깊게 이해 받을 수 없다고 체념하는 것이다.

 

이는 나 또한 절실히 경험한 바다.

 

미국에 와서 치유를 배우고 시작한 이유는

건강 문제와 함께가족 관계의 고통 때문이었다.

 

실제로 중요한 도움을 받았다.

미국적 사고방식 자체가 나의 사고 방식에 대한 해독제였다.

 

때로 관점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문제의 상당 부분이 해결된다.

가족을 바라보는 이질적인 관점을 경청하는 것만으로,

세상의 그 무엇도 고정불변의 실체가 아니라는 것을 깨우쳤다.

 

그런데 거기까지였다.

그들은 이미 발생한 내 상처를 깊이 치유할 수 없었다.

나를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왜 그런 식으로 오래 상처받았는지,

지금도 왜 그런 식으로 고민해야 하는지,

그들은 도무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역으로한국의 전문가들은

유학생들의 이질성에 대처하기가 막막할 것이다.

 

양 쪽 문화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양 쪽 언어에 능숙한 치유가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내가 아는 스위스의 한 의사는

이민자 가정의 질병은 이민자 출신의 의사가 우선적으로 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자신의 경험에서 온 절실한 깨달음이라는 것이다.

 

치료가 그와 같다면

치유는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      이 시리즈의 세번째 편에서는 유학생을 위한 치유법을 제안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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