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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사례

희생자 의식 – 에고가 즐겨 쓰는 술수

HaloKim 2018. 9. 11. 04:29

레지나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내가 직접 들어본 중에 가장 고통스럽고 복합적인 트라우마라서
말이나 글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

그녀가 겉으로나마 멀쩡하게 살아온 것이
첫번째 기적이라고 나는 믿는다.

“정상적인” 삶의 불가능성에 절망하면서
그녀는 “정상적으로” 살아내려고 발버둥쳐왔고,
그 걸음을 평생 멈추지 않았다.

내가 그녀와 연결된 것도 이 과정의 일부였다.

만난 지 2년 반 동안 그녀는 쉼없이 배우고, 실수했다. 
같은 실수를 매주 매일 반복하고,
자빠지고, 절망하고, 또 시작했다. 

최근 몇 달 동안 그녀는 더욱 더 가속 페달을 밟는 것 같았다.
왜 저러지? 싶을 만큼.

치유는 휴식과 보조를 맞추어야 한다.
몸과 마음이 감당할 수 있는 적절한 템포로 하지 않으면 
치유를 지속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다.

또한 적절한 템포로 진행하더라도 주기적으로 위기가 닥친다.
치유란 나빠진 것을 거슬러 올라가며 걷어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클라이언트의 공포심과 절망감이 솟아오른다.

지난 몇 달 동안 레지나는 격렬한 치유 증상을 드러냈다.
자리에서 일어나기 어려울 만큼 몸이 힘들고 
물도 삼키지 못할 정도인 날이 반복되었다.

그런데도 개인 세션과 모든 치유 프로그램에 빠짐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떨 때는 컴퓨터 화면에 그녀의 얼굴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힘이 드니까 바닥에 엎드렸다가 다시 일어나기 때문이었다.

어느 날 공개 워크샵을 마치고 나서 그녀가 문자를 보내왔다.

“놓지 못하고 붙잡고 있는 것은 
당신이 약자라서가 아니라
그만큼 힘이 강하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진실로 마음에 와 닿았어요.

그러자 부어올라 있던 간 쪽이 편안해지면서
갑자기 아픈 것이 사라지기 시작했어요.”

실제로 그녀는 며칠 만에 멀쩡한 얼굴로 나타났다.

레지나에게 있어서 치유의 정점은
희생자 의식을 내려놓는 것이다.

몸이 아프고 마음이 아픈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이런 의식에 휩싸여 있다.

물론 그들에게 어떤 희생의 순간 혹은 상황이 있었다.
이것은 사실fact이고,
그들에게 어떤 책임도 추궁해서는 안된다.
오직 절대적인 공감과 위로가 꽤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주어져야 한다.

그 다음 단계에서는 스스로의 삶을 복원하고 책임지는
훈련/ 재양육이 주어져야 한다. 

하나의 삶이 부서질 때,
우리는 비통과 애도를 거쳐, 
다시 들여다보고,
내려놓고, 
다른 선택을 시도한다.

그 과정에서 
삶이란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성장해가는 것임을 알아간다.
그럴 때 성숙한 인간이 된다.

반면, 희생자 의식victim consciousness이란
“희생을 당했던” 어떤 순간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무섭고 마비된 기분 때문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무기력증이 
자신에게 어떤 이득을 가져다 준다는 사실에 눈뜬다.

- 착해 보이는 누군가 앞에서 나약해 보이는 표정과 말투로 내가 원하는 것을 살짝 흘리면 득달같이 와서 도와주고 (약자를 돕지 않는 것은 그 사람의 문제가 되므로)
- 상처나 약점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웬만한 비난을 차단하는 방어막이 되어주며
- “그 상황에서도 그렇게 해내다니 대단하시네요”라는 칭찬을 얻을 수 있고
- 내가 하는 노력은 죽을 힘을 다하는 것이라고, 즉 나의 노력은 너의 것보다 더 특별하다고 말할 수 있고
- 이런 나를 괴롭히는 “너”를 안전하게 악인으로 만들 수 있고
- 돈을 벌 수 없거나, 어떤 일을 할 수 없다는 말이 합리화 되고
- “너”의 노력은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라고 요구할 수 있고
- 그것도 못하는 너는 “모지리” 라고 평가절하 할 수 있고
- 내가 “너”만큼만 되면 뭐든 할 수 있겠다고 오만을 떨며
- 가만히 앉아서 세상을 아는 체 할 수 있고
-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너”들에게 감사도 사랑도 주지 않는 “나”의 무감각과 이기심, 즉 감정 착취자emotional vampire로서의 죄책감을 합리화 한다.

그래서 제법 진솔해보이는 그럴 듯한 모습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떠들어대는 스킬이 발달한다.

단지 자신의 비참함을 조금만 감내하면
이런 이득이 줄줄이 따라오는 것이다.
이것을 부차적 이득 증후군secondary benefit syndrome이라 한다.

그래서 모든 치유가와 영성가들이 한결같이
“용서하고 내려놓으세요. 그것이 첫 걸음입니다”
라고 말한다.

희생을 당했다는 과거 사실에 고착되어 있을 때
당사자는 한 발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인간의 성장을 방해하는 악마가 만약에 존재한다면
이 희생자 의식을 건드리는 것만큼 좋은 술책도 없을 것이다.


레지나는 최근 이 과정을 마무리 하는 중이었다.

그러더니 자기 남편의 고충에 진심으로 공감이 된다며 눈물을 흘렸다.
사표를 쓸 뻔했던 남편은 아내의 공감과 위로에 힘을 얻었는지,
날씨가 선선해져서인지,
다시 회사에 잘 다닌다.

최근에 레지나는 치유 세션 중에 강한 장미 향을 맡았다고 했다.
성모님Mother Mary이 자신을 드러내신 것이라고 말해 주었더니,
레지나는 생애 처음으로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도움을 청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나는 레지나가 자기 안의 성모님과 연결되도록 도와 주었다.

조금 더 유도해 주자, 
어린 시절 트라우마의 한복판으로 멈칫거리며 걸어 들어갔다.

평생을 곱씹고 숙고한 주제였으련만,
거기에는 여전히 새로운 이해의 여지가 숨어 있었다.

레지나는 성모님을 영혼의 어머니로 삼겠다고 했다.
그녀의 평생에 한 번도 존재해본 적이 없는,
오히려 강력한 트라우마의 근원이었던 모성motherhood과 
마침내 화해한 것이다.

레지나가 만난 것이 성모인지, 그녀의 환상인지,  
나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한 걸음 제 힘으로 나아간 자를
온 우주가, 신이 돕는다.

그녀의 지금 모습은 여전히 평범하다.
과거에는 겉으로 평범했다면
지금은 안팎이 두루 평범해지는 중이다.

평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평화를 “평평한 조화로움”이라고 부른다.
내면의 평화는 바깥의 모든 것을 순조롭게 창조하는 기반이다.

마침내 레지나는 자기 자리에서 가장 멀리까지 나아간
사람들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나는 그녀가 세상의 가장 혹독한 트라우마까지도 껴안는
여신과도 같은 힐러로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


치유 사례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름과 나이지역 등 구체적인 정보들은 사실과 다르게 바꾸었으며글로 수록해도 좋다는 본인의 동의를 바탕으로 쓰여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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