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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천천히 걸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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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대, 세상

가수 김종국

HaloKim 2020. 8. 30. 22:34

내가 노래 부르기를 멈춘 것은 1995년이다.

 

대학 친구들이 "네가 기타 치며 노래해서 카세트 테입에 녹음하면 돈 주고 사겠다"고 하는 바람에 내가 노래를 좀 하나보다 생각하며 기타를 샀다.

기타는 당시 중학생이던 남동생의 손에 즉각 넘어갔고, 통기타에서 클래식 기타, 전자 기타로까지 섭렵해나가는 동생을 통해 잉위 맘스틴이나 지미 핸드릭스 같은 명인들의 이름도 얻어듣게 되었다.

 

그 녀석이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는 동안 나는 동생의 기타 소리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곤 했다.

 

동생이 군대에서 세상을 떠난 다음 노래방에 갔다가 내가 부르는 모든 노래들이 동생과 연관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숨이 안 쉬어지도록 운 다음에 노래를 끊었다.

 

그 후로는 클래식 음악을 주로 들었다.

 

죽음 트라우마를 20년 만에 극복하고 다시 노래를 듣기 시작했지만 요즘 대세인 아이돌 음악을 따라 부르기는 어려운 기성 세대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나의 대중음악 레퍼토리는 1995년 이후가 없다.

 

이번 <불후의 명곡>에 2주 연속 김종국 노래가 나왔다.

<러닝맨>에서 근육을 자랑하며 뛰어다니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스러워"라고 간드러지게 부르는 김종국만 알고 있는 나에게, 그가 1995년부터 일궈온 음악 세계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그는 말도 잘 했다.

유려하다기보다는 상황 파악이 뛰어난 말솜씨였다.

 

성공을 거듭해온 사람에게는 무언가 배울 점이 있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