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서광 스님의 <치유하는 불교 읽기>는 "육도 윤회" 개념을 치유적으로 전환시켜낸 걸작이다.
지옥도, 축생도, 인간도 등등의 이른바 6도를 "자신과 타인을 대하는 정서적 태도"라 규정하는 점이 핵심이다.
각 상태의 심리적 특징을 밝히고, 형성 원인을 성장기 경험에서 찾으며, 그런 심리 상태를 우리가 수시로 오락가락 한다고 전환시켜 냄으로써 매우 실용적이고 현대적인 불교 해석을 성취했다.
이런 이해를 오늘의 나에게 원용하면, 감사 또한 태도다.
뭔 이유가 딱히 있거나 환경이 받쳐줘서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나의 정서적 태도인 셈이다.
하루 세 끼 식사가 똑같은 통, 똑같은 비닐 봉투에 담겨 똑같은 시간 문 밖에 놓여 있다.
쓸쓸한 도시락 느낌도 그렇거니와 가만히 앉아서 세 끼는 조금 먹더라도 몸에 심한 부담이 된다.
그러나 그것만이 하루의 리듬을 형성한다. 그 시간이 반갑다.
이를테면 먹기도 안 먹기도 애매한 상태.
오늘은 오후에 치유 명상을 한 시간 반 정도 했더니 잠에 곯아 떨어졌다.
깊은 치유와 휴식을 하는구나... 고마운 일이다.. 잠에서 깨어나 누운 채 생각했다.
늦은 밤 문 밖에는 당연히 저녁 식사가 놓여 있다.
주 반찬이 생선이다.
채식 메뉴의 기준이 뭘까 의문이 드는 한편 반가웠다.
고민없이 통째로 버릴 수 있어서 오늘의 메뉴가 고맙다.
어차피 배도 안 꺼졌고, 커피 한 잔이면 딱이다.
그래도 즉석밥, 컵라면, 요거트가 쌓이네.
인간이 머무는 곳 어디서나 살림살이가 생겨난다는 사실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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