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관리자가 내 SNS를 보는 건가 싶게
오늘은 왠일로 채소의 비중이 높고 국과 밥도 인스턴트 아니라 직접 조리한 것들.
이러다 정들어서 더 있고 싶어질라~ ㅋㅋ
동시대 음악을 찾아듣지 않은 지 오래 되었는데 종일 듣다 보니 새로운 발견도 하게 된다.
Lil Bibby의 Afternoon Freestyle은 마치 랩 음악이 태동하는 한 순간을 포착한 듯한 느낌을 준다.
말과 음악이 분화되지 않은 듯, 자기 삶의 어떤 사정을 길거리에서 하소연 하는 듯한 연출이 생생하다.
델타 블루스라는, 아직 완성형의 블루스가 아닌 미시시피 강가의 흑인에게 마이크를 들이댄 것 같은 원형적 노래들도 상기시킨다.
랩 음악이라는 것이 기존에 우리가 알던 음악의 틀을 깨트리는 새로운 혁명이자 음악의 원형으로의 귀환인 걸까?
고전주의의 형식미를 탈주하여 감성으로 귀환하고자 했던 낭만주의, 아예 "음악적"이라고 하는 구성 요소에 근본적인 어깃장을 놓는 쇤베르크나 윤이상
시각예술의 "시각"에 의문을 제기했던 인상파, 형상을 급진적으로 해체하기 시작한 피카소를 거쳐, 아예 점선면으로 가버린 몬드리안, 인위적 구성 자체도 넘어서서 인간의 흔적과 색채만을 남긴 잭슨 폴록.
랩 음악을 이런 역사적 위상에 놓을 수 있을까?
반면에 Ed Sheeran의 음악 세계는 친숙하다는 느낌을 줄 만한 고전성이 있다.
Shape of You 정도나 들어봤는데 섭렵해보니 "브리티시 아티스트"의 왕관을 물려받을 만한 고전적 품격이 있다.
아일랜드 정서가 묻어나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답게 가사가 무척 좋다.
Thinking out loud 라니 ㅎㅎㅎ
Castle on the Hill, Photograph, Perfect 등 제목만 들어도 자신의 색깔, 지역의 정서, 문학적 향수까지 불러 일으킨다.
바에서 여자 꼬시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듯한 Shape of You조차도 마림바의 퍼커션 사운드, 적당한 BPM으로 혁신과 고전이 감칠맛 나게 버무려진 느낌. 보컬 스타일도.
이 친구를 눈 비비고 보게 만든 건 What do I know?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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