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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프로그램

"학생", 그 위대한 겸손

HaloKim 2020. 12. 31. 00:36

지금은 더이상 "학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힐러/교사는 4바디 힐러로, 학생은 참여자로 용어를 통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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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동체 안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일들 중에 가장 놀라운 점은 "학생이 되겠다"는 결단을 하는 사람들이 계속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무어라 애써 포장을 할 지라도 여기는 객관적으로 그냥 별 볼 일 없는 곳이다.

그런데 삶의 이력이나 내공, 어떤 전문성, 치유적, 영적 가방끈까지 만만치 않은 분들이 학생의 자리를 선택하는 것이다.

1년 미만이라 할 지라도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왜 이런 선택을 하는가?

위대한 겸손이다.

 

이 선택을 내리기까지 고려하고 스스로 넘어서는 요소들이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내가 치유 여정에서 품었던 모든 의문과 갈등을 그 분들도 다 질문하고 회의하리라 생각한다.

 

- 대체 뭘 가르친단 말인가?

- 합리적인가, 사이비인가?

- 어떤 결과나 명확성을 보증하는가?

-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아니 창피를 당하지 않을 정도라도 되는 타이틀이 주어지는가?

- 비용이 적절하거나 만만한가?

- 누가 가르치는가?

- 헤일로는 누구며, 그녀는 그렇다 치고, 나를 가르치겠다는 힐러/교사라는 사람들은 대체 누구?

- 수백 만원과 1년에 가까운 시간을 투자해보고 싶을 만한 신뢰나 존경, 배움 꺼리가 있는가?

- 내가 아는 것을 다 내려놓고 이 유치한 훈장질을 계속 들어야 한다는 말인가? 

- 내가 쓸 이 돈이 내 가족, 내 새끼들, 내 삶의 다른 영역에 들어간다면 얼마나 큰 돈이며 다들 행복해할 것인가?

- 내가 또 이 짓을 하며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미쳐가는가?

 

이런 내적 과정을 거쳐 그 분들의 답은 "네, 해보겠습니다." 이런 정도다.

나 역시 짧고 가볍게 대답한다. "네. 알겠습니다."

 

가끔은 "애 많이 쓰셨습니다"라고 덧붙인다.

고통스런 고민의 느낌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그 분들의 답은 "ㅠㅠ" 그리고 웃는 이모티콘 정도.

 

그 과정과 결론이 너무 담백해서 마치 간단한 일인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여기서부터 이미 놀라운 내공이다.

 

그 분들의 겸손이 스스로를 위대함으로 이끌 것이다.

나는 그 아름다운 여정의 목격자다.

 

<학생 워크샵>은 이 분들의 겸손에 대한 나의 답례다.

"내가 곁에 함께 서 있어요"라는 마음을 전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 분들이 보여주는 소리없는 신뢰의 무게란...

 

물론 내가 책임지는 노동을 해야 할 부분이 공식적으로는 없다.

학생과 교사 사이에 오가는 수업료에 대해 개입하지 않고, 피차 자영업자들이므로 도움을 청해오지 않는 한 내가 할 일은 없다.

 

뿐만 아니라 이 시스템에서 교사가 된다는 것은 경제적인 측면에 관한 한 일방적인 수혜자 위치다.

그러라고 만든 시스템이고, 이 부분이 내가 윤리적 리더십을 얻는 이유 중의 하나다.

 

내가 교사들에게 친절하면서도 엄격할 수 있는 자격이 되는 것이다.

크고 작은 자문 요청에 일일이 답하고, 그들이 제대로 된 궤도에 서 있도록 사력을 다해 보조한다.

교사들이 헛소리 하면 "학생들을 대체 뭘로 보기에!"라고 소리지르고 욕도 서슴지 않는다.

 

이런 말도 종종 한다.

"학생의 돈을 받는 순간 당신은 입에 쥐약을 물어분 것이여.

앞으로 나아가든지 뒤돌아서 떠나든지 둘 중에 선택하시오. 이 안에 있는 한 옆으로 헤매돌기만 해서는 못 버틸 것이오.

나가면 당신은 나보다 훌륭한 인격자로서 훨씬 훌륭한 성취를 하실 것이오."

 

오늘도 어떤 힐러와의 대화를 이런 톡으로 마무리 했다.

"교사 = 먼저 고민하고 무조건 비우고 무조건 방법 찾고 학생의 최고최선에 복무하고, 그러다 자기 에고 내려놓고 유능해지며 돈까지 벌어먹는 자"

 

핵심 가치를 중심에 놓고 이런 식의 직설적이고 선명한 태도를 통해 실현고자 하는 의도에 대해 대다수가 공감하고 합을 맞춘다.

힐러/교사들 자신이 원래 가지고 있는 진정성과 치열함, 인간에 대한 선의에 더하여 학생의 존재 자체로 느끼는 압박감, 나의 미친 짓이 보태져 다들 숨 넘어가기 직전까지 치열하게 자신을 들여다 본다.

 

이것이 우리들의 힘이다.

 

짧은 교육 기간을 거쳐 교사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번 달에도 졸업하자마자 학생을 맡긴 힐러/교사가 두 분 탄생했다.

힐러를 하기까지 평균 2년 정도 걸렸던 것 같은데 점차 단축되는 추세다.

 

이 허접한 시스템 안에서 학생이라는 역할, 힐러/교사라는 역할, 그리고 귀신처럼 떠돌며 여기저기 안 낀데 없이 끼어서 떠들어대는 나까지 어울려 나름 빡세게 제 공부 한다.

가끔씩 이런저런 기쁨 함께 나누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