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식 3일 보식이 끝났다.
"해보면 알 것"이라는 마스터 이시스Isis의 예고대로 많은 것을 이해했다.
나로서는 금식이 이례적인데 치유를 시작한 이래 십 몇 년 동안 다이어트와 담을 쌓고 살았고 체중계에 올라간 적도 없다.
몸에 대한 학대를 멈추고 몸을 존중하기 위해서다.
이번에는 즉각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그날 치유일기를 마친 시점부터 바로 시작했다.
1.
첫 2일간 물을 많이 마셨다.
2.
배고픔을 안 느꼈다.
둘째날 처음으로 배고픈 신호가 왔을 때 긴장이 됐다.
배고픔과 싸우느라 힘들어지는 거 아냐?
즉각 자각을 했다.
위장이 비어있다는 신호를 몸이 보내는구나.
그런데 위장이 비어있다는 사실fact을 배고픔으로 연결하는 건 어떤 해석이 더해진 거다.
밥을 먹어야한다. 배고픈 건 안 좋고 서글픈 거다 등등.
몸에게 마음으로 응답했다.
응, 위장이 비어있구나. 알겠어.
그러자 순식간에 신호가 사라졌고 단식과 보식 기간 내내 배고픔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 이유를 3일째 아침에 알았다.
양치를 하다가 토했는데 물이 쏟아져나왔다.
위장이 물을 내려보내지 않고 일정량을 유지시켜서 위산을 희석시킨 덕분에 속이 쓰리거나 고프지 않았던 것이다.
몸은 나의 대화에 응하고 소통한다.
3.
첫 이틀은 몸 치유가 세포 차원에서 거세게 일어났다.
평소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치유 증상들.
세포 치유와 더불어 감정체에 남아있는 이슈가 꿈으로 명확히 보여졌다.
큰 틀에서 남아있던 잔재의 재확인.
4.
마지막 날 새벽에 공개워크샵이 있어서 몇 시간동안 마무리 준비를 한 뒤 잠시 누워 에너지 회복 겸 테크닉 실습을 했다.
특이하게도 어떤 테크닉을 할 때 천골 부위에서 에너지가 커다랗게 회전하며 진동하는 움직임이 반복되었다.
워크샵은 무난히 지나갔고 휴식을 위해 자리에 누웠을 때, 우와~
천골과 척추 치유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신음소리가 절로 나왔다.
천골 중심으로 척추가 마디마디 돌아가면서 묵직하게 아프고 전신의 뼈로 증상이 확장되었다.
잠을 많이 잤다.
보식 기간 중 1박2일 동안 한두 시간 힘들다 괜찮아지기를 반복했다.
치유가 거세게 일어난 뼈 주위의 피부가 가렵고 두드러기가 나기도 했다.
감정체 치유 주제 두 가지를 꿈으로 선명하게 꾸었다.
조직 안에서 내가 왠지 부적절하게 느껴졌던 갈등, 어떤 인간 관계를 피하고 싶을 만큼 싫어했으나 오래도록 피할 수 없었다는 것.
요즘의 나에게는 별 상관이 없는 이슈들이지만 "뼈에 새겨져 있다"는 말을 실감했다.
소변에 거품이 살짝 섞여나왔다.
5.
어떤 식재료를 떠올리면 그 맛의 특징이 새롭게 다가왔고 어떤 것이 내 몸에 잘 맞을지 알아졌다.
원래는 과일 중에 수박, 감, 오렌지, 참외를 먹었는데 이것들은 내 몸에 맞지도 안 맞지도 않는다.
대신 배가 잘 맞을 것이다. 배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과일이다.
커피를 떠올리니 그 느낌이 이상했다.
마스터 이시스가 금식을 권유할 때 마침 커피를 마시고 있었는데 "이것이 당신 인생의 마지막 커피가 될 것"이라고 했었다.
"칫, 금식 기간 중에는 안 마시고 그 다음에는 내 맘이지"라고 생각했다.
6.
보식 중에도 식욕은 크게 문제되지 않은 채 식사량이 조금씩 늘었고 7일째가 되자 일상으로 돌아왔다.
문득 커피를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기심이 일었다. 과연?
커피와 우유, 설탕이 따로 놀고 그 하나하나도 맛이 없었다.
세 모금 마시고 버렸다.
입 안에서 커피의 느낌이 오래 지속되었는데 머리 속으로 떠올렸던 그 낯선 느낌이었다.
40년 넘게 나의 사랑이었던 커피를 떠나보내게 될 것만 같은 느낌적 느낌.
7.
이시스의 조언 중에는 "설탕류의 텅 빈 음식(sugar-like junk라고 표현)을 먹지 말라"는 것도 포함되었다.
내 몸의 파동과 맞지 않다는 것이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 모든 식품들의 단 맛에 기가 질릴 정도였는데 나도 모르게 적응이 되었나보다.
직접적으로 설탕을 사용하는 것은 커피에 넣는 소량 정도였지만 입에 넣는 많은 것들이 설탕덩어리였다.
8.
저절로 채식주의자가 된 지 2년째이나 야채와 과일, 견과류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의식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실제 내 몸이 필요로 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미역국, 콩나물, 김, 밥 반 공기가 아주 맛있고 든든했다.
과일 먹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깎고 깠는데 맛도 없고 필요도 없었다.
앞으로 몸이 또 어떤 신세계를 향해 갈 지.
그 외에도 마스터 이시스께서는 내 삶에 전반적인 조언을 두루 해주셨다.
대부분 즉각 실행에 옮겼다.
3주 전 치유 일기를 쓸 때 낯선 존재가 답을 하셔서 "누구세요?"라고 물었다.
이시스.
오늘은 깊은 감사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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