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언트와의 관계를 내가 먼저 정리할 때가 있다.
그 분이 진실로 원하는 경험이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방향과 다르다는 감이 뚜렷해지는 경우다.
내게 서비스를 요청하는 분들은 건강의 회복이나 관계의 기술, 영적 성장 등이 목표라고 말한다.
상당 부분 진실이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1순위로 원하는 것이 다를 수 있다.
- 자신에게 부정적, 파괴적인 결과가 있더라도 어떤 것에 대한 경험을 놓지 않고 싶은 욕구
- 자신의 방법론이나 태도를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등이 대표적이다.
그럴 때 나에게 원하는 역할은 감정 에너지를 임시 충전하는 것인데, 원리적으로 충돌하거나 병행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특히 정신적, 영적 신념 체계가 균열없이 작동하고 있다면 힐러로서의 관계를 빨리 끝내야 한다.
4바디® 힐링이란 존재의 전 측면이 어떻게 구조화 되어있는지 점검하고 새롭게 재편성 해보는 것이다.
구조적인 변화를 일으킬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 이런 방법론은 무의미하고 자칫 위험하다.
옳으니 그르니 말할 필요가 없다.
자신의 선택이 자신의 진리고 길이다.
변화를 선택하는데 습의 무게 때문에 흔들거리는 건지, 무언가 다른 경험에 우선 순위가 있는 것인지는 말로써 식별하기 어렵다.
서로 신의성실로써 관계를 이어감에도 내 마음에 뭔가 '이게 아닌데' 싶은 무거움이 사라지지 않을 뿐이다.
그럴 때 내가 택하는 방법은 본인이 <말하는> 방향으로 강하게 도전해보는 것이다.
인내나 교양으로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을 때까지 반복하고 밀어부치면 본인도 분명하게 의식하지 않았던 것들이 인지적으로 명료해지는 과정을 겪는다.
그 깊은 본심 혹은 선택을 놓고 대화한다.
서로 더 담백하게 나아가는 계기가 되거나, 정중한 작별을 해야 할 때라고.
나로서는 작별이 정중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미 무리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최대한 설명하고 사과드리지만 서로 씁쓸한 일이다.
나에게 남는 감정적 후유증을 들여다보면 착하다는 자아상에 대한 미련이다.
내려놓는 수행을 한다고 했지만 마치 엉덩이의 꼬리뼈처럼 인간이 발생학적으로 어디에서 진화해왔는지 알려주는 흔적 - 착하고 유능한 나라는 에고의 잔재가 여전히 달랑달랑 매달려 있다.
예전에는 내가 잘한 게 아니라고 머리로는 인정하면서도 마음에 억울함이 있었던 것 같다.
그 마음이 없으니 다행스럽다.
후유증을 더 철저히 내려놓는 법에 대해 생각해본다.
더 빨리, 더 잘 헤어져야겠다.
내가 타인을 위해 무언가를 해줄 수 있다는 착각이 남지 않도록.
군더더기 없이 명료해져야겠다.
타인에게 불필요한 예의나 기대, 의존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수없이 실천하고 숙고해봐야 결론은 뻔하다.
하늘 아래 새로울 것 없는 진리를 내 식으로 경험하고 느끼고 체화하는 과정일 뿐이다.
같은 자리로 매번 돌아오지만, 같은 자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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