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그동안 생각만 하고 있던 제주도 치유를 동료 힐러들과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를 읽었고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을 예정이다.
20대 때 관심 가졌던 주제들, 그리고 나의 정치적 자아를 전면으로 데려온다.
이 시기에 윤석열이 석방되었다.
많은 이들이 혼란스러워 한다.
20년 가까이 정치적 진보주의를 후면으로 물린 채 영성과 치유를 위한 수행자 정체성에 몰입해왔다.
나의 걸음이 어디로 향할지 모르겠다는 느낌이 든다.
실은 그게 구분이 되나?
더 큰 의미의 통합으로 가는 것인지도.
2.
서울 일정을 앞두고 2주간의 개인 시간을 갖기로 했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일한 지 10년 만이다.
머무르는 숙소는 내가 떠나기 전 오래 살던 그 집.
새 주인이 에어비앤비를 개설하면서 연락이 닿았다.
성북동 성벽이 눈 앞에 보이는 이 작은 공간에서 나는 콕 박혀 10년을 지냈다.
그 시기는 영화 프로듀서로 보낸 기간과 겹친다.
여기서 신윤복과 미인도, 성벽, 조선 정조 시대의 영감을 받아 시나리오를 집필하기도 했었다.
개인사가 급변하는 바람에 직접 영화로 만들지 못했고, 이 아이디어를 탐했던 작가, 감독, PD, 영화사, 방송사 등에 이리저리 활용되었던, 복잡하고 흥미로운 비운의 작품이 되었다.
3.
올해 초 나는 에세네 공동체와 함께 하는 힐러, 즉 공동체 리더로서의 정체성을 절반 정도 접었다.
그래야 할 때가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무엇을 위해서, 어디로 향하기 위해서 그러는가, 두어 달 곰곰 생각해봤다.
그 새로운 계획 안에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갖는 것이 포함되어 있을까, 싶다.
힐러이자 영적 작가spiritual writer.
괜찮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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