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교육 아카데미>의 첫번째 시즌이 마무리 되었다.
3개 반이 같은 주에 종강하다니, 흐트러짐 없이 다 함께 발걸음을 맞춰온 것이다.
누구도, 단 한 번의 결석이 없었다.
가족 여행을 떠난 호텔방 화장실에서 접속한 사람, 퇴근길 버스 안에서 접속하여 집에 오자마자 컴퓨터를 켜는 사람, 한두 시간 눈 붙이고 새벽 출근을 해야 하는 사람, 몸이 아프거나, 아이를 돌보아야 하는 사람도.
왜 그랬을까?
이미 배운 교재 반복하는 것인데, 즐거운 일이 기다리는 것도 아닌데..
마지막 수업을 하며 어렴풋이 이해했다.
1.
사람이 익어가는 향기를 맡았다.
내 가슴이 알았고, 실제로 코 끝에 진한 향기가 풍기기도 했다.
2.
쿤달리니 일곱 층위를 서로 나눠서 가이드 하는 실습을 했는데, 반마다 개인마다 서로 다른, 자신만의 무언가를 한다.
제대로 했나, 잘 했나, 말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다.
각자의 신성과 그 모든 것의 합인 더 큰 뜻이 작용함이 분명하기에.
나는 그저 도구이고 통로임을 알기에.
겸손하지 않을 수 없고, 그래서 더 힘차게 일할 수 있다.
3.
누군가 소매를 끌어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 이렇게 진실한 이야기만 하는 사람들을 저는 여기서 처음 만났어요.
헤일로 샘은 사람 싫어한다고 하셨죠?
- 네
- 나는 왜 그렇게 안 느껴지지요?
누군가 무뚝뚝한 표정으로 말했다.
- 헤일로 샘은 왜 저렇게 잘난 척을 하지?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해했어요. 나도 그런 힐러가 되고 싶어요.
누군가 작정하고 말했다.
- 이렇게 말하면 또 쌤한테 욕을 먹겠지만 말하고 싶어요. 감사했습니다.
여기 계신 동료들과 함께 함이 진심으로 영광이었습니다.
4.
잠시 감동할 뻔 했으나 나는 여전히 냉정한 얼굴로 마지막 잔소리를 퍼부었다.
수십 번 들어서 그들의 귀에 딱지가 앉았을 소리를.
감회를 간단한 인사말로 정리했다.
모든 것에, 여러 가지로 감사한다고.
<사족 같은 본론>
ps 1.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 그들이 지겨워 하며 표정을 일그러뜨리곤 했던 바로 그 시행착오에 넘어지고 자기 꾀에 자빠진 소식들이 멀리서 혹은 면전에서 들려오고 벌어진다.
나는 상심이 된다.
쓸쓸한 마음으로 생각해본다.
나는 왜 아직도 연연하는가.
그들이 만나고 있는 또다른 길 찾는 이들에게 연연하는 마음이다.
뒤척이다 겨우 내려놓는다.
힐러들이 잘 하기를 바라는 내 마음도 함께 버린다.
나는 오랜동안 심히 시행착오 해가며 배웠고, 지금도 그럴테고, 누구도 피해갈 수없는 성장통인데.
어찌 피해가기를 바라는가.
다만 누군가에게 깊은 아픔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ps 2.
나는 왜 힐러들을 끌어안는가.
우리는 걷던 길 위에서 쪼그려 앉아 무릎을 감싸고 땅 위의 꽃들을 들여다 보았다.
무릎이 닿는 거리에서 서로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한 달에 더 여러 번씩, 1년 혹은 2년 동안, 혹은 더 오래.
자세히 들여다 본 꽃과 사람에 대해서 나는 "우리"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것이다.
꾀죄죄한 아이들의 소풍 같은 이미지가 선명하게 떠오른다.
겨울 한기가 아직 쌀쌀한 초봄의 어느 한 때.
나들이를 나온 것인지, 어디론가 길을 떠나는 것인지.
우리들의 모든 것이 애틋하다.
그 진심과 작은 빛의 반짝임들, 허약함들이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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