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 한가운데 있는 씨앗이 먼저 돋아나 크게 자라더니, 나중에는 위치를 바꾸어도 자라는 놈만 더 크게 자라고 약한 놈은 가운데 두어도 치였다.
조명 막대의 높이를 올리면 이 차이가 더 벌어졌다.
너무 큰 줄기를 조금씩 자르고 이파리를 따주었고, 세 개의 위치를 종종 바꿔주었다.
키가 얼추 비슷해서 보기에 아름답고, 잘린 녀석들은 대신에 줄기가 단단해졌다.
막대를 더 사야하나 생각할 필요가 없어졌다.
도/진리는 평이하다.
그런데 이게 "앞에 있다 싶으면 어느새 홀연히 뒤에 있고"(열자의 표현), 있는 그대로 허용하는 게 선하다는 생각이 가끔 바뀌기도 한다.
노자는 도를 "너무 높은 것 깎아주고 너무 낮은 것 세워주고, 너무 많으면 덜어내고 부족하면 좀 채워주는"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내 안의 자존심/수치심과 우월감/열등감에 대해 그리하면 마음이 평평하고 쉬워진다.
농사짓는 분들이 저절로 아는 이치가 진리에 통한다.
진리를 어디서 발견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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