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 과정에서 나의 지난 날을 돌이켜 볼 때 "아하..." 탄식이 나오는 지점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스무살 무렵부터 40대 초반까지 지인들로부터 반복적으로 들은 말이다. "저래가지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착하니까 살아남기는 하겠지." "내가 너의 매니저가 돼줄께." "진공관에서 꺼내놓은 사람 같다." "총 쓰고 칼 쓰는 법을 가르쳐주고 싶은데 안 하기로 했다." 당시에 저 말을 했던 선배들도 또래 젊은이에 불과했는데, 그들의 눈에도 저리 보였다면 내가 대체 어떤 지경이었을까. 삶의 기술을 전혀 장착하지 못한 채 세상 밖으로 튀어나온 한 여자아이/ 여성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흔히 말하는 역기능적 가정dysfunctional family, 그 중에서도 중요 기능들이 복합적으로 잘 돌아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