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차분한 독서와 개인적 치유 작업이 가능할 정도의 시간 여유가 돌아왔다. 그 순간의 감정이 기쁨과 행복이다. 놀라운 일이다. 예전에 나 자신을 깊은 푸른 색이라고 인식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여러 가지 의미일텐데, 바탕의 근본 감정이 형언할 수 없는 슬픔과 고독감이었다. 혹은 어떻게 해도 바뀌지 않는 생의 불행에 대한 절망이었는지도. 감수성이 지독히도 예민하고 지식에 대한 갈망이 휘감았던 30대 시절의 일이다. 그래서 "내게 강같은 평화"라는 말이 영적 여정의 화두가 되었을 것이다. 요즘은 나 자신이 기쁘고 평화롭다. 이건 천지개벽 같은 선언이다. 그래서 그런지 외부 사안에 대해서 감정 표현이 자연스럽고, 대처하는 방안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굳이 제약을 두지 않는다. 스스로를 검열하고 옥죄는 기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