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결과에 대한 내 느낌이 트라우마적인 증상을 보인다. 앞으로 5년간 경험할 감정에 대한 예고편이기도 할 것이다. 물론 동시에 왼쪽 머리도 잘 돌아간다. 나름의 분석과 평가가 있고, 무엇보다 나 자신은 앞으로도 똑같은 모습으로 살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슬퍼하겠다. 국민의 절반이 나와 같은 심정일 테고... 또한 위로를 느낀다. 한국 사람 두 명 중에 한 명은 서로 눈빛과 마음이 통할 거라는 사실에. 절반이나 득표했다. 불과 20여만 표 차이. 이 노골적인 총공세 속에서. 그래서 애틋하다. 진보 시민들께 감사와 사랑을 드리고 싶다. 그 분들 덕분에 살아있는 정치 감각을 누렸다. 슬픔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나는 깊이 숙고해볼 예정이다. 문제 의식은 더 깊어지고, 실천은 더 강력한 동기를 부여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