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과 2000년에 개봉한 영화 가 김대중 시대의 남북관계에 대한 공기를 담고 있다면, 2020년의 드라마 은 문재인 시대의 꿈에 대한 대중문화의 따뜻한 화답으로 읽힌다. 만약 나에게 정치적 메시지를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대중예술 장르를 꼽으라고 한다면, 멜로 드라마다. 은 사랑스러운 "여시" 연기를 세상에서 제일 잘하는 손예진과, 눈빛과 몸의 이미지로 멜로를 완성해낼 수 있는 현빈을 남과 북에 갈라 놓았다는 것만으로도 강렬한 정치적 드라마가 된다. 여기까지는 의 성취를 벗어나지 않는 반면, 이 드라마의 새로운 점이 몇 가지 있다. 북한의 심각한 사회 문제를 체제 전체의 선악으로 돌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냥 남에도 북에도 못된 인간은 있기 마련이고, 그들을 만들어낸 환경의 야만이 있다고 구별시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