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 혁명은 한반도에서 근대의 정신modern consciousness이 드러난 역사적 시작점일 것이다. 일견 실패로 끝난 이 사건은 100년의 시간 속에서 서서히, 어쩌면 빠르게 실현되고 있다. 1894년부터 오늘에 이르는 한 세기를 훗날 역사가들은 한국이 근현대로의 전환을 압축적으로 이뤄낸 혁명의 시기라고 부를 지도 모른다. 그렇게 본다면 동학혁명의 횃불은 역사적으로 멋지게 성공하는 중이다. 내가 인식하는 동시대는 이 혁명의 마지막 소단계이다. 남아있는 전근대적 잔재, 봉건적-군국주의적-식민주의적 잔재를 정화하는 과정이고, 이를 전 국민이 치르고 있다. 돌이켜 보면 이 시기동안 민중-국민-시민들이 엄청난 피를 흘렸다. 희생의 유혈이 낭자하지 않은 시기가 없었다. 동학혁명군을 필두로, 독립군, 최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