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를 시작하던 당시의 내 상황은 "막장 밑에 지하실 밑에 땅굴"이었다. 삶의 모든 측면이 그러하니까 아예 무감각한 측면이 있었다. 나 해탈한 거임? 주책맞은 생각을 할 정도로. 치유가 진행되면서 오히려 고통의 감각이 생생해졌는데, 그 와중에 진짜 괴로운 것 중 하나가 "나는 유능했는데"라는 기억이었다. 초라할수록 그 기억에 매달렸던 것 같다. 누구한테 조롱당하면, 내가 얼마나 유능했는지 얼마나 치유를 많이 했는지를 치유한 사람다운 평정심(?)으로 상대방을 위하여(?) 고상하게 떠들어대곤 했다. 속으론 몹시 불편하고 긴장한 채로. 자존심/ 수치심이 영적 자존심으로 가면을 바꿔쓴 모습. (오랫만에 나에 대해 역겨운 느낌이 올라온다 ㅎㅎ) 이 병병(病病. 내가 안다고 믿으며, 병이 깊어 병인 줄도 모르는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