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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천천히 걸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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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광

어제오늘 잠을 많이 잤다. 본격적인 이완과 휴식, 안정이 시작되는 것 같다. 초저녁에 자다 깼는데 창 밖으로 별빛 같은 섬광이 세 번 반짝이다 사라졌다. 비행기 불빛인가, 건물에서 조명을 쏘나 했는데 그런 형태의 빛이 그 높이로 똑같은 자리에서 단지 세 번만 나오기는 어려운 지역이다. 예전에 어떤 메시지를 받았을 때, 이런 말 하면 나를 사이비 미치광이라고 할 거야, 하면서 그냥 씹은 적이 있다. 다음 날 힐링 베드에서 클라이언트의 발가락을 조물거리며 일하고 있는데 유리창 밖으로 섬광이 반짝였다. 내 눈길을 끌듯이 여러 번 반복되었음에도 의심 많은 나는 바깥에 뭔 일이 있나보지, 내 눈의 착시겠지, 햇빛을 잘못 해석한 걸거야, 하며 하던 일을 계속 했다. 급기야 빛의 형태나 강도가 심상찮아지고 그때서야 ..

격랑을 어디로 흐르게 할 것인가?

나는 혼자 집콕 하는 데 이골이 난 사람이다. 며칠 만에 평상심을 되찾았고 하려던 일도 무난하게 착수했다. 그럼에도 가슴과 목을 무겁게 사로잡는 에너지적인 압박이 수시로 느껴진다. 하루에 두 번이나 반신욕을 했고 수시로 치유적 호흡법을 써야만 한다. 코로나의 경제적 위기보다 더 큰 위험이 코로나 우울증Corona Blue이라고 이 분야 전문가들이 우려한다. 실상은 우울증 정도가 아닐 것이다. 바이러스 자체나 감염에 대한 두려움 못지 않게, 사회 전체를 휘어잡는 꽉 짜인 방역 체계에 협조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어마어마한 도전이라는 것을 겪어보니 알겠다. 미국에서도 심각성을 느끼지만, 집 떠난 처지라 더 크게 와 닿는다. 자발적 동의에 기초한 이지적이고 이타적인 행위일지라도, 감정과 몸, 에너지체 전체에 미치..

나, 그대, 세상 2020.10.08

이유 vs. 태도

내가 좋아하는 서광 스님의 는 "육도 윤회" 개념을 치유적으로 전환시켜낸 걸작이다. 지옥도, 축생도, 인간도 등등의 이른바 6도를 "자신과 타인을 대하는 정서적 태도"라 규정하는 점이 핵심이다. 각 상태의 심리적 특징을 밝히고, 형성 원인을 성장기 경험에서 찾으며, 그런 심리 상태를 우리가 수시로 오락가락 한다고 전환시켜 냄으로써 매우 실용적이고 현대적인 불교 해석을 성취했다. 이런 이해를 오늘의 나에게 원용하면, 감사 또한 태도다. 뭔 이유가 딱히 있거나 환경이 받쳐줘서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나의 정서적 태도인 셈이다. 하루 세 끼 식사가 똑같은 통, 똑같은 비닐 봉투에 담겨 똑같은 시간 문 밖에 놓여 있다. 쓸쓸한 도시락 느낌도 그렇거니와 가만히 앉아서 세 끼는 조금 먹더라도 몸에 심한 부담이 된다...

이제 시작이군

격리 생활 이틀째 밤. 뭔가 안정감이 돌아왔다. 씻고, 땀 흘리고, 꼼꼼한 치유 명상. 그리고 이번 일정의 의미를 비로소 실감나게 짚어보았다. 출발 이틀 전 워크샵에서 내면 아이 대화를 했다. 서너 살짜리, 볼이 통통하고 건강한 아이가 삐지고 심술궂은 얼굴로 말했다. - 너는 누구니? - 나는 나지 누구겠어? - 지금 기분이 어때? - 황당해. - 왜? - 남을 너무 돌보잖아. 나한테나 잘 해. 내가 이미 말했을텐데. 확 아파버릴까보다. 그러고 보니 며칠간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여전히 남 돌보는 일에 하루를 더 보내고, 공항으로 출발하기까지 12시간 남은 시점에서 마지막 할 일에 매달렸다. 그런데 기이한 스트레스를 느꼈다. 많은 양의 자료를 만들어 전달하고 짐을 싸는 일이 벅차긴 했으나 그렇다고 울고 ..

체스터 베닝턴 - In the end

이틀째. 필요한 것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14일간 방 안에만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보통 일은 아니다. 목적했던 일들을 할 수 있으려면 적응 기간이 필요할 듯. 목욕, 잠, 조성진의 쇼팽 연주, 책, 명상, 일기 쓰기, 여러 잔의 커피, 핸드폰 게임을 거쳐 린킨 파크 음악을 듣고 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역시 록 음악이다. 체스터 베닝턴 Chester Bennington의 개인사를 아는 사람에게는 "결국 In the end"이라는 곡 제목과 가사가 심상치 않게 들릴 것이다. 건반이 단독으로 뚱땅거리는 몇 마디의 단조로운 멜로디에서 나는 왠지 모짜르트 레퀴엠의 첫 소절 같은 느낌을 받는다. 힐러라는 직업 특성인지 그의 어린 시절과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7살 때부터 13살 때까지 남자 어른으로부터 ..

나, 그대, 세상 2020.10.05

"정성을 담았습니다"

실내외의 밤 풍경이 유리창에 함께 비치니 문득 초현실적인surreal 영화의 한 장면 같다. LA 공항, 인천 공항에 이어 격리 시설 역시 호텔을 2차 대전 스타일 수용소로 바꾼 느낌. 24시간, 14일 동안 이 방문 밖으로 나갈 수 없으며 어떤 것도 주문할 수 없다. 소통할 번호를 누르면 "상황실입니다"라고 받는다. 세상이 거대한 기계가 되어 소리없는 총성으로 싸운다. 커피 마실 온갖 준비를 해온 것은 아주 잘한 일이다. 우유를 얻기가 만만치 않을 듯. 점심엔 소시지와 닭고기, 저녁은 오징어. 내일은 아마 돼지고기? 저는 채식을 합니다, 라고 말할 여지가 없다. "정성을 담았습니다." 누군가로서는 그러했을 테지. 깊은 피로감으로 대략의 짐 정리를 하고 욕조에 앉아있는 동안 제3의 눈에 선명한 빛의 심볼..

나, 그대, 세상 2020.10.04

인생의 분수령

A : 헤일로님 생각을 쫓다쫓다보니, 결과가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한 일이 아니면 어떤 일의 과정을 즐기지 못하는 제가 있었고, 나를 위해서 일을 하는 이유를 찾아보고자 했는데.. 아무 것도 재미없어 의욕없어 즐겁지 않아 라는 벽을 만났습니다 제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테크닉이나, 숙고해 볼 주제가 있는지 조언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H : 현실에 그라운딩 연습하는 과정이라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재미, 의미, 인정 등은 일 그 자체에서 오는 경우는 드물어요. 노자의 표현을 빌면 큰 일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큰 일을 하려고 목표를 세웠으면 잊어버려라. 매일 작은 생선 굽듯이 하는 것이다. 그 결과로 큰 일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도덕경 “소선” 편의 요지입니다. 작은 일들의 순간에 재미나 의미, 인..

치유 문답 2020.10.01

아, 정말 인생은 깜놀이야~

어제부터 뭔가 감이 오고 명료해지더니 오늘 새벽엔 퍼즐의 결정적 한 조각이 맞춰지면서 또 하나의 문이 열리는 느낌이다. 열린 풍경은 기히 알던 것이다. 나의 삶, 나의 내면이니까. 그런데 이게, 한 실존의 사소하고 장대한 우주의 짜임새가 생생하고 선명하게 보인다. 보다see는 인지하다acknowledge와 구별되지 않는다. 그 퍼즐 한 조각은 모세에 대한 묘사다. 민수기 Numbers 12:6~9를 내 식으로 대략 번안하자면 이렇다. "진리를 말하려는 자prophet가 있다면 이미지vision나 꿈을 통해 그에게 전달될 것인데, 모세는 경우가 좀 다르다. 그는 모호함 없이 분명하게clearly 소통할 것이다. 왜냐면 그가 집 안의 모든 측면에 충실하기 때문이다he is faithful in alll my..

영혼의 언어

감이 좀 잡힌다. 영혼의 언어spiritual linguistic faculty. 느낌feeling, 인식cognizance, 직관intuitive knowingness, 초감각psychic senses은 물론이고 지식, 책, 말, 생각 등 기존의 장치들도 사용된다. 그게 내 에고의 지껄임ego chatting인지, 다른 불투명한 것(타인의 에너지나 상념, astral being)이 개입해 있는지, 다차원의 커뮤니케이션인지 알아차리는 훈련이 관건이고, 맑아져야 잘 알아차려진다. 맑게 하는 것이 치유고 수행이다. 빛의 그물망에 연결되면, 애쓰지 않아도(평화), 그냥 "작은 생선 굽듯이" 매일매일 따박따박 자기 선택에 헌신하면, 많은 일들이 저절로 일어난다. "수고하고 짐진 자들"이 "무위無爲"로 "만물병작..

오늘의 내 마음에 주는 말

나는 내 마음을 지혜에 기울여 광기와 어리석음을 알고자 하였네. 이 또한 바람을 뒤쫓는 것일 뿐이로구나 지혜가 많으면 비통함도 많으니, 지식이 늘수록 슬픔도 늘어날 뿐이네. And I applied my mind to wisdom and to know madness and folly. I perceived that this also is but a striving after wind. For in much wisdom is much vexation, and he who increases knowledge increases sorrow. Ecclesiastes 1:17~18 그래서 어찌할 것인가? 관음보살은 이름을 통해 말했다. 사랑은 슬픔과 붙어 있다고 - 慈悲 그래서 어떻게 했나? 더 큰 사랑과 더 큰..